▲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 파운드리업계, 장밋빛 시장전망에 투자 확대 초점…삼성, 경쟁사 압도

[SRT(에스알 타임스) 이수일 기자] 삼성전자가 2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달러(20조2,249억원)를 투자해 5G·인공지능(AI) 등 첨단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키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라인을 2024년 하반기(목표치)에 가동해, 경기도 평택 3라인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테일러시 신규 반도체 라인 투자 확정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신규 라인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로 글로벌 파운드리업계 1위 TSMC와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1등을 해내겠다”고 밝히며 TSMC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올해 양사의 점유율 격차(트렌드포스 기준)가 37.1%포인트(1분기)에서 35.6%포인트(2분기)로 1.5%포인트 줄었든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미국 방미 기간 동안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실제 이 부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20일)와 순다르 피차이 CEO(22일) 등을 만나 반도체 등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일각에선 구글이 설계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올 연말 생산 예정인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 6에 탑재하기로 하고, 삼성전자에 칩 생산을 맡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2025년 약 180조원(IC인사이츠 기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규모에 대비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투자 규모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많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3년간 2,050억달러(약 244조원)를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에 투자할 계획이다. TSMC가 앞으로 3년 동안 1,000억달러(약 119조원)를, 인텔이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과 유럽에서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도입할 계획인데, 내년 하반기에 3나노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TSMC보다 6개월 앞서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내년 상반기부터 물량 증가 효과가 나타나 공급 물량 부족을 해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SMC는 앞으로 3년간 매년 280억~350억달러(약 42조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2024년부터 미국과 일본의 신규 공장에서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설비투자에 135억달러(약 16조원)를 투자한 후 2030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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