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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산업] 한전, 탈석탄 다짐…넘어야 할 산 많다
  • 최형호 기자
  • 승인 2021.11.22 08: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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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사업·원전 손실 비용 등 '숙제' 남아

- 원전가동 중단 따른 5개 발전 자회사 존폐 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캡처. ⓒ청와대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한국전력과 한전 산하 6개 발전 자회사(남동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가 지난 10일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해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석탄발전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 발전 분야 탄소배출 '제로(ZERO)'를 달성하겠다는 것. 정부가 지난 13일까지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여해 석탄화력발전 단계적 감축을 담은 합의한 것에 궤를 같이한다. 한국은 오는 2030년까지 NDC를 지난 2018년 대비 28%에서 40%로 대폭 끌어올리기로 확정했다.

반면 탈탄소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호주 바이롱 베트남 붕양2 등 기존 석탄사업은 지속한다는 방침이어서 한전의 탈석탄 기조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30년도 안 된 국내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도 어떻게 메워 나갈지도 풀어야할 숙제다. 업계에선 국내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 약 1조원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수원을 제외한 5개의 한전 자회사는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회사의 존립 자체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정부는 아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 "탄소중립 여러운 과제…꼭 성공할 것"

22일 한전에 따르면 공사는 풍력·태양광·수소 등 신재생 분야의 신기술 개발에 투자에 집중해 전력망 최적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탄소중립은 매우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라면서도 "세계가 역량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서 협력한다면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전은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대규모 해상풍력과 차세대 태양광 등 신재생 사업 개발을 펼치기로 했다. 암모니아, 그린수소 등 수소 기반 발전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전은 전력망을 선제적으로 보강해 탄소중립의 근간을 구축키로 했다. 현재 한전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투자를 늘리고, 지능형 전력공급 시스템을 늘리고 있다. 

아울러 한전은 '탄소중립 기술개발전략'도 발표했다. 에너지 분야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 그린수소 생산 효율을 현재의 65% 수준에서 2030년까지 8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연료 전환을 위해선 2027년까지 20% 암모니아 혼소를 실증하고, 2028년까지 50% 수소 혼소 기술을 개발한다.

한전 관계자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37%를 차지하는 발전 부문의 탄소 감축이 필수"라고 했다.

◆ 해외석탄발전 사업 강행…바이롱 사업 접을 수도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말 많고 탈 많은' 해외석탄발전 사업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해결해야 한다. 

한전은 지난해 논란이 일었던 인도네시아(자와 9·10)와 베트남(붕앙2) 석탄 발전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호주 바이롱 석탄 사업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한전은 국내외 환경단체, 연기금과 기관투자자 등 수많은 단체와 기관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한전이 다짐한 2050탈석탄 기조와도 맞지 많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서 붕앙2 사업은 1,000억원, 자와 9·10호는 85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특히 한전의 해외 석탄 사업 진출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은 불가피해졌다. 

그럼에도 한전은 이번 사업 참여는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전에 따르면 붕앙2 사업은 25년 장기 전력판매계약이 체결돼 안정성이 높고, 사업기간 투자지분 기준 기대순익이 7억 4,000만달러에 이르는 등 수익성이 높다고 봤다. 또 2억달러의 지분투자로 25년 동안 연평균 14%가 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자와 9·10 사업도 마찬가지로 안정성이 높고 사업기간 투자지분 기준 7억달러의 순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비단 수익성 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더 나아가 아세안 에너지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석탄사업 진행은 필수라고 한전은 설명했다. 

▲한국전력 나주 본사. ⓒ한국전력

반면 한전의 예측과 현지 사정은 온도차를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예비전력율이 적정 수준을 크게 웃도는 '에너지 설비 과잉' 상태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와 9·10 석탄 사업은 인도네시아의 유일한 대체자원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도 20년 넘게 가동해온 15개 석탄발전소를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2028년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재생 에너지 발전단가는 석탄발전보다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한 관계자는 "현지 특성상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석탄을 태우는 비용보다 저렴해진다면 더 이상 석탄발전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발 방지책도 명확한 것이 아니어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사업 실패 땐 더 큰 고난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이 사업은 국내에선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즉, 한전의 석탄발전소 자금은 국민의 혈세다. '기후악당 오명'은 물론, 사업이 실패하게 되면 세금이 가중돼 그만큼 국민은 고통받게 돼 있다.

바이롱 사업의 경우 접을 가능성이 크다. 석탄 사업 허가 행정무효소송 1·2심모두 기각됐기 때문이다. 호주 법원에 상고심 판결은 내년 1월께 나오는데, 업계에선 1·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바이롱 사업 참여로 한전은 지난 11년 동안 투자했던 사업비 8,269억원 중 7,662억원이 내부 회계상 손실 처리한 바 있다. 

한전은 상고심에서 패하면 바이롱 지역에 석탄 대신 수소 생산 단지로의 전환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사장은 지난달 국회 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미 신규 석탄화력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바이롱 지역의 석탄사업 대신 그린 수소사업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도 "붕양2·자와 석탄사업 철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호주 바이롱 사업은 상고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수소 사업전환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 그린 뉴딜 추진… 5개 자회사 존폐 여부 장담 못해

한전이 그린 뉴딜 정책을 강행하는 것도 문제다. 이 기조로 가면 한수원을 뺀 5개의 한전 자회사 존립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한전 자회사의 주 먹거리가 원전인데, 원전이 문을 닫으면 사실상 이들 회사가 존립할 이유가 없어진다.  

역으로 2050년까지 수소사업 전환을 성공해야 회사가 생존 확률이 커지는 데, 사실상 사업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5개의 한전 자회사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정부 정책으로 인해 발전소 운영의 변동성이 커졌으며 이로 인해 수익구조 유지가 어렵다"고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 폴란드, 체코 등 한국형 원전 수출 토대를 마련해 아직까지 회사 존폐 위기에선 자유로운 상황이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발전이 더디거나, 원활하지 않게 되면  화력발전소 감축으로 인해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만약 국내 원전 가동이 모두 중단되면 17조 3,000억원 건설비용 손해는 불가피하다. 현재 30년도 안 된 신규 석탄발전소는 7기로, 수명도 못 채우고 오는 2050년 문을 닫아야 한다. 

원전이 조기 폐쇄되면 한전 자회사 뿐만 아니라 신규 건설 사업에 참여한 민간업체는 남아있는 운영기간 내 발생하는 일정 수익을 보장받지 못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발전소 운영 기간 동안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저감 대책에 대한 비용 등도 고스란히 이들의 몫이다.

이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길"이라 면서도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기에 안전하고 효율이 높은 소형원자로(SMR)에 특화된 한국의 강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전 산하 전력연구원도 "폐지 대상으로 분류된 석탄화력발전소 중 폐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일부 발전소는 만일의 전력수급 불안에 대비해 남겨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형호 기자  chh058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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