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첫 G20 정상회의, 미국 불참 속 정상선언문 조기 채택
지정학 갈등 대응 등 122개 항목 합의
주요 정상 참석해 다자 협력 의지 강조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첫날 정상선언문이 채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선언문이 첫날부터 합의된 것은 드문 일로 평가된다. 이전에는 정상회의 둘째 날 폐막에 앞서 정상선언을 채택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번 선언문에는 심화되는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다자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 공정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금 마련,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등 다양한 의제가 포함됐다.
남아공 정부는 현지시간 22일(현지시간) G20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정상선언문을 공개했다. 22~23일 이틀 간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개최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미국은 정식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공의 백인 차별 및 반이스라엘 정책을 주장하며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주도 정부가 소수 백인의 토지를 빼앗는 등 ‘백인 역차별’에 해당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 같은 입장 때문인지 G20 관련 행사에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불참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앤소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주요 정상들이 참석해 선언문 채택에 동의했다.
이번에 공개된 선언문은 총 30페이지 분량에 122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회원국들은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가 열린 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번 회의의 핵심 주제인 지속가능성·연대·평등을 강화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다자 협력을 통한 공동 대응 필요성, 국제법 및 유엔(UN) 헌장 준수 재확인, 취약국의 개발 저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 재난 위험 관리, 포용적 에너지 전환 원칙, 핵심광물 가치사슬의 투명성과 복원력 강화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