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점령한 로봇청소기 시장…삼성·LG 신제품 미리보기

2025-11-21     윤서연 기자
▲로봇청소기 '로보킹 AI 올인원'. ⓒLG전자

연말 신제품 출시 '유력'…‘보안·공간 혁신’ 전면에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굳건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세대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보안성 논란과 성능 격차 이슈가 동시에 부각되는 현 상황에서, 양사가 어떤 전략으로 반격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국내 가정의 로봇청소기 보유율은 24%다. 최근 드리미·에코백스·모바·로보락 등 중국 업체들이 연이어 신형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면서 국내 점유율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로봇청소기 보유율도 2020년 9%에서 5년 만에 2.5배 이상 늘어났다. 

빠르게 늘어나는 사용량 만큼 중국 제조사들의 침투율이 거센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처음으로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내놓으며 중국산 제품과의 정면 경쟁에 나섰지만, 시장 1위 로보락의 체급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소 달라지고 있다. 일부 중국산 로봇청소기 제품에서 데이터 보호 설정이 취약하거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정책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보안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이 다시 국내 브랜드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시중 6개 제품 중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만이 접근 권한 제어·불법 조작 방지·안전한 비밀번호 정책·정기 업데이트 등 항목에서 ‘양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브랜드 드리미와 에코백스는 사용자 인증과 접근제한이 미흡해 불법적인 접근이나 조작이 가능했다는 사실도 조사결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흐름 속 양사는 이르면 연말, 내년 초 중 2세대 로봇청소기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사는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에서 차세대 제품을 일부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신제품 일정 조율이 길어지면서 현실적으로 2026년형 신모델은 내년 초 전후로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 보안은 기본…공간 조화·편의성 '승부수'

삼성전자는 IFA 2025에서 ‘비스포크 AI 제트봇 스팀 울트라’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초 ‘디자인코리아 2025’ 행사에서 직배수 기능이 탑재된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내부 모델명 ‘비스포크 AI 스팀 90(가칭)’으로 알려진 2026년형 제품은 브랜드 최초로 자동 급·배수를 지원하는 직배수 스테이션을 제공한다. 기존 물통 방식 모델과 직배수 모델을 병행해, 주거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선택 폭을 넓힐 계획이다.

또한 RGB 카메라와 적외선 발광 다이오드(IR LED) 센서가 탑재돼 색이 있는 액체뿐 아니라 무색 투명한 액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사용자가 ‘오염 구역 회피’ 혹은 ‘물걸레 집중 청소’ 등으로 맞춤 설정을 할 수 있어 ‘액체 인식’ 기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제품에 탑재될 액체 인식 기능은 사용자가 직접 설정을 통해 오염 구역을 회피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도 액체 인식을 통해 회피가 가능하다"며 "IFA 당시 ‘연내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계획 수준이었을 뿐,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IFA 2025에서 두 종류의 신형 스테이션을 공개하며 완성도를 갖춘 차세대 제품군을 예고했다. 빌트인 모델인 ‘히든 스테이션’은 싱크대 하단 걸레받이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자동 개폐 도어 시스템을 적용해 로봇이 움직일 때만 열리고, 평소에는 완전히 숨겨져 미니멀한 주방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에어펌프식 배출 구조를 채택해 기존 회전 날개 방식보다 부품 부피를 크게 줄였고, 스테이션 높이 역시 약 50cm에서 15cm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직배수 전용 구조로 설계돼 ‘공간 제약 때문에 로봇청소기를 설치하지 못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역시 로봇청소기가 내부로 완전히 들어가는 구조로 시각적 노출을 최소화했다. 테이블 형태 디자인을 적용해 침실·거실 어디에나 배치할 수 있어 외부 인테리어와 조화를 극대화했다. 두 모델 모두 먼지 비움·걸레 세척·건조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며,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이 적용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신제품은 스팀 기반 소독 기능과 스테이션 위생 관리 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주방·거실 등 어느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출시 전 마지막 단계까지 제품을 다듬고 있으며, 연말 공개를 목표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통상 연말은 블랙프라이데이와 각종 프로모션이 집중되는 가전 성수기이지만, 이번에는 양사의 신제품 출격 시점이 다소 조정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내년 초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공세·보안성 논란·프리미엄 수요 확대 흐름과 맞물리며 이번 신제품이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국내 브랜드가 가진 ‘보안성 강화’라는 확실한 무기를 기반으로 공간 활용·편의성·스테이션 혁신이라는 새로운 경쟁축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