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9만달러 붕괴…1억3000만원대도 ‘위태’
[SRT(에스알 타임스) 김남규 기자] 비트코인이 7개월 만에 다시 9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사상 최고치(12만6,000달러)를 찍은 지 한 달여 만에 올해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하며 추세적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낮 12시30분 기준 전날 대비 5% 이상 떨어진 8만9,00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국내 빗썸 시세도 6% 급락하며 1억3,000만원 초반까지 밀렸다. 비트코인이 9만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4월 미국발 관세 정책 혼란 이후 7개월 만이다.
최근 하락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으로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고, 뉴욕증시가 고점에서 조정을 받으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졌다는 진단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흔들리자 비트코인도 동반 약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관투자자 수요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거래소 코인베이스 경영진의 대규모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뉴욕증시 일각에서 다시 고개를 든 ‘AI 거품론’도 가상자산 약세를 자극했다.
시장 구조적 요인으로는 비트코인 반감기 사이클이 거론된다.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공급량 절반이 줄어드는 반감기 이후 최고가를 찍은 뒤 조정을 반복해 왔다. 지난해 4월 4차 반감기를 지나 올해 10월 신고가를 경신한 후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약세다.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5~6%가량 떨어졌고, 리플·솔라나·도지코인도 3~4% 하락했다. 국내외 가격 차이를 의미하는 김치프리미엄은 1% 아래로 내려앉아 매수세 위축을 반영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iM증권은 “상승을 지탱해온 5개 축인 반감기 효과, 트럼프 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정책, 디지털 자산 기업의 매수세, 금리 인하 기대, 기관 유입이 모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정책·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약세 압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