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리포트] 누적 순익 2조 돌파…홍원학號 삼성생명, 본업 강화 ‘총력’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금융지주와 자회사 CEO들의 경영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거취는 명암이 갈릴 것이 분명하다. SR타임스는 금융권 주요 경영진의 리더십을 면밀히 점검하고, 연말 인사를 앞둔 전략과 향후 경영 방향을 분석한다. <편집자주>
[SRT(에스알타임스) 문재호 기자] 삼성생명이 악화한 보험업황 속에서도 투자 부문에서 이익을 내며 3분기까지 2조원이 넘는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홍원학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절반을 넘어선 만큼, 남은 임기 동안 본업 경쟁력 회복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건강보험 판매와 사망보험 신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삼성생명의 전략이 통할지에 보험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험손익 부진에도 실적 예상치 부합
19일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삼성생명은 보험이익 부진에도 투자이익 호조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순이익을 거뒀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험손익은 보험금 예실차 악화, 손실부담계약 비용 확대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투자손익은 부동산 매각익 발생으로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해 3분기 순이익 7,230억원이 컨센서스 7,116억원에 부합했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높은 브랜드 가치와 고객 충성도를 통해 업종 대표주로서 양질의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 목표를 통한 주주환원 기대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종 최선호주’ 의견도 유지했다.
삼성생명의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1,870억원)보다 7.9% 줄어든 1조930억원이었으나, 투자손익이 11.9% 늘어난 1조7,130억원을 거두며 전체 순이익 확대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2조1,171억원을 기록했다. 악화한 보험업황 속에서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본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은 임기 절반…건강보험 강화로 돌파
홍 사장은 2024년 3월 취임과 함께 3년 임기를 부여받아 2027년 3월까지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게 됐다. 보험업계에서는 남은 임기 동안 건강보험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홍 사장의 그룹 내 위상이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보험 본연의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 사장은 향후 수익성이 높은 보험상품을 중심으로 상품 구조와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3분기까지 수익성 지표인 CSM 확보에 유리한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펼치며 보험 부문의 이익 감소 폭을 다소 완화했다. 삼성생명의 3분기 CSM은 14조470억원으로 연초 대비 8.9%,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4% 증가하는 등 생보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건강보험이 전체 CSM 성장을 주도했다.
3분기 누적 신계약 CSM 가운데 건강보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 증가한 1조7,52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신계약 CSM의 76%를 차지했다. 상반기부터 신상품 출시를 공격적으로 이어가며 건강보험 CSM은 1분기 4,880억원, 2분기 6,530억원, 3분기 6,110억원으로 1분기 대비 2~3분기 실적이 더 높게 나타났다.
◆공격적 신상품 출시로 CSM 성장 견인
삼성생명은 1분기에 이어 2~3분기에도 건강보험 상품군을 대폭 확대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전용 ‘더 라이트 건강보험’, 더블보장보험을 비롯해 업계 최초로 중입자 방사선 치료를 보장하는 ‘다모은 S5 필요한보장만 쏙쏙’, 종합건강보험 ‘더 퍼스트 건강보험’, 시니어 특화 요양·간병보험 ‘웰에이징 건강보험’,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 금융앱 ‘모니모’ 전용 ‘삼성 시그널 건강보험’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처럼 건강 신상품에 시장 선도형 담보를 지속적으로 탑재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삼성생명이 처음으로 선보인 ‘중입자 방사선 치료 특약’은 타 보험사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전체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음에도 2조2,978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건강보험 신계약 CSM 배수도 꾸준히 상승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올 3분기 기준 신계약 CSM 배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건강보험이 16.1에서 17.5배로, 상품 전체가 10.2에서 12.0배로 상승했다.
이동훈 삼성생명 채널마케팅팀장은 지난 13일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건강보험 상품은 종신보험보다 금리 민감도가 낮아 금리 인하 등 외부 요인 변동에도 안정적으로 신계약 CSM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4분기 이후에도 고수익 상품 위주의 판매 기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