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신간] 겨울마다 버려지는 토끼들… 유기 현실 다룬 '토실토실 토끼를 안았습니다'

2025-11-17     서해 기자
ⓒ마이티북스

[SRT(에스알 타임스) 서해 기자] 겨울이 되면 유기동물 보호소의 케이지는 빠르게 채워진다. 특히 토끼를 비롯한 소형동물의 입소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귀엽고 조용한 반려동물로 인기를 얻었던 토끼들이 계절이 바뀌면 가장 먼저 버려지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17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유실·유기동물 입소 건수는 약 11만 3,000건이며 이 중 토끼·햄스터·기니피그 등 기타 소형동물은 약 1.5%(1,716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 동물은 등록 제도가 없어 사육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숫자로도 존재하지 않는 생명들이 해마다 보호소 문턱을 넘는다.

마이티북스에서 최근 출간된 '토실토실 토끼를 안았습니다'는 유기 소형동물, 특히 토끼를 중심으로 한 유기 현실을 다룬 책이다. 한때 ‘펫 열풍’의 중심에 있었던 토끼는 작고 귀엽다는 이유로 쉽게 입양되지만, 그만큼 쉽게 버려진다. 이 책은 그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 현장의 냉혹함과, 변화해가는 사람들의 인식을 차분하게 기록하고 있다.

저자 시안은 유기토끼 구호 커뮤니티 ‘세이브더버니즈(Save the Bunnies)’를 운영하며 수많은 구조와 임시보호 활동을 해왔다. 책 속에는 단순한 동물의 귀여운 일상이 아닌, 유기된 생명을 향한 연민과 책임,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난달 25일 영등포 문래동에서 열린 ‘제2회 와바미페어(WABAMI FAIR)’는 이 책의 첫 공개 장소였다. ‘작고 소중한 복수동물 페어’라는 이름처럼, 강아지나 고양이 대신 토끼·햄스터·기니피그 등 소형 반려동물을 위한 행사였으며 하루 방문객이 1,500명을 넘기며 주최 측 예상을 뛰어넘는 관심을 모았다. 현장에서는 저자 친필 사인 이벤트도 함께 열렸다.

출판사 마이티북스 관계자는 “이 책은 귀여움 뒤에 가려진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토끼들은 사람의 손끝에서 태어나지만 책임이 끊기는 순간 가장 먼저 버려지는 존재가 됩니다. 우리가 외면한 생명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자는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천천히 스며들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