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핵잠 건조 뜻 모아…‘빨리 합의해라’ 내부 압박 가장 힘들었다”

2025-11-14     김남규 기자

[SRT(에스알 타임스) 김남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간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가 16일간 지연된 배경을 직접 설명하며 “내부의 성급한 압박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핵추진잠수함 건조 추진,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 등 굵직한 합의가 포함된 만큼 “버티는 것이 유일한 힘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자산인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한·미가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16일 만에 공동 설명자료 작성이 마무리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해 미국의 지지를 확보했다”며 “미 해군 함정까지 국내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합의의 상당 부분은 한국 정부 설명에 기반하고 있어 미국 정부의 공식 문안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측 발표는 간략한 승인 언급 외에 세부 문구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 역시 “미 정부 내에서 우라늄 농축과 핵추진잠수함 문제를 둘러싼 조정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세부 문안 한 줄까지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발표 지연을 둘러싼 내부 분위기도 공개했다. 그는 “국내에서 ‘빨리 합의해라’, ‘왜 상대 요구를 빨리 안 들어주느냐’는 압박이 계속됐다”며 “강대국과 국익을 지키며 협상하는 자리에서 뒤에서 발목을 잡는 듯한 압박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유일한 힘은 버티는 것이다. 늦었다고 지탄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통해 “한미동맹이 안보·경제·첨단기술을 아우르는 미래형 전략 동맹으로 나아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주한미군의 지속 주둔과 확장억제 공약도 재확인됐다고 했다. 다음 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 계획을 밝히며 “국민과 기업이 해외에서 더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