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은행장들…연임 향방 ‘주목’
광주·전북·BNK부산은행 등 연말 지방은행장 임기 만료
iM뱅크ㆍIBK기업은행ㆍ케이뱅크출범 행장 교체 임박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주요 지방은행과 국책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연말·연초 잇따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실적과 경영 환경에 따라 연임 여부가 엇갈릴 가능성이 커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모두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된다. 앞서 두 행장은 2023년 1월 선임된 뒤 지난해 1년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임 판단의 핵심 기준인 실적을 근거로 백 행장의 3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된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 관련 리스크가 백 행장의 현지 은행장 재직 시기와 겹친다 점에서 제재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이 변수로 지적된다.
전북은행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651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15.4% 증가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전북은행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반면, 광주은행은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광주은행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순이익은 각각 670억원, 814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해 상반기 순이익(1,484억원)이 전년보다 7.9% 줄었다.
3분기 실적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전북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반면, 광주은행의 누적 순익은 2,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 줄었다.
업계에서는 남은 기간 실적 추이가 고 행장의 연임 여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방성빈 BNK부산은행장의 임기는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보다 약 3개월 먼저인 올해 12월에 만료된다.
부산은행은 3분기 순이익 1,692억원, 누적 기준 4,20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9억원, 362억원 늘었다. 방 행장 취임 이후 부산은행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연속성이 고려될 경우 빈 회장의 연임 여부가 방 행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했으나 지방에 거점을 둔 iM뱅크는 출범 이후 첫 행장 교체가 이뤄진다.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이 겸직 중인 iM뱅크 행장직에서 물러나 회장 업무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iM뱅크의 조직 안정성과 전략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iM금융그룹은 은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지난 9월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iM금융 측은 “선임 절차와 일정은 경영승계 개시 후 롱리스트(Long List) 선정, 숏리스트(Short List) 선정, 최종후보자 추천 과정을 거쳐 12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은행장 선임 과정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절차별 세부 사항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1월 2일 종료됨에 따라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장 선출은 별도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없이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행장은 재임 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데다 내부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은행은 김 행장 취임 후 첫해였던 2023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3,90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 상반기 1조3,942억원, 올해 상반기 1조5,086억원으로 지속 성장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역대 최고치인 24.43%를 기록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김 행장의 연임 가능성보다는 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창립 이후 연임 사례가 두 차례에 불과하고, 올해 초 전·현직 임직원이 연루된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차기 기업은행장이 내부 승진 인사일지, 외부 영입 인사일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금융노조 측이 국책은행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연이어 내비치고 있어서다.
금융노조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국책은행장 인사는 향후 정책금융의 방향과 속도를 좌우하는 만큼 정권의 인맥이나 보은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성명에서도 금융노조는 “정부가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기관장을 내부 출신으로 임명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최우형 행장도 연말로 취임 첫 임기를 마친다. 케이뱅크는 현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행장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 행장 재임 기간 케이뱅크는 실적과 고객 수, 자산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34억원으로 2년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수신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한 30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10.3% 늘어난 1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10월 초에는 고객 수가 1,5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이 향후 최 행장의 연임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케이뱅크는 앞서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상장을 추진했으나, 금리 상승기 시장 부진과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무산됐다.
케이뱅크는 재무적투자자(FI)와 약속한 상장 기한(2026년 7월)을 앞두고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철저한 준비로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