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웰바이오텍 ‘실사주’ 양남희 체포…주가조작 수사 급물살

2025-11-13     김남규 기자
▲ 김건희 특검이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 KBS 캡처

[SRT(에스알 타임스) 김남규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3일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온 양남희 웰바이오텍 회장을 전격 체포했다. 특검은 양 회장이 전환사채(CB) 매집 후 주가를 끌어올려 약 4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신병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7시40분쯤 양 회장의 자택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특검은 “최근 관련 피의자들의 도주 사례가 이어져 양 회장 역시 출석을 회피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웰바이오텍이 2022~2023년 발행한 205억원 규모 CB를 통해 회사를 사실상 지배한 실사주로 알려져 있다.

특검은 양 회장 일당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를 이용해 웰바이오텍과 삼부토건 주가를 부풀린 뒤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의심한다. 웰바이오텍 주가는 2023년 5월 삼부토건·DYD와 함께 테마주로 묶이며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속이고 허위 사업 기대를 퍼뜨린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양 회장은 과거 코스닥 상장사 화진을 무자본 인수해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이력도 있다. 웰바이오텍 자회사 아센디오를 통한 또 다른 시세조종 의혹까지 더해지며 ‘그림자 실세’로 거론돼 왔다.

특검의 수사 대상에는 김건희 여사 측 인물들도 포함돼 있다.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2023년 삼부토건·웰바이오텍 투자로 수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주가 변동 시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젤렌스키 대통령 면담, 김 여사의 우크라이나 특사 접견 일정과 겹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당시 시세차익이 정치·외교 이벤트와 연관됐는지 자금 흐름을 집중 추적 중이다.

한편 웰바이오텍과 삼부토건을 함께 움직인 것으로 알려진 이기훈 전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은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가 지난 9월 목포에서 검거됐다.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 역시 건강 문제를 이유로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검은 양 회장을 포함한 주요 피의자 조사를 통해 주가조작 공모 여부와 정치권 연계 의혹을 집중 규명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