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재점화…버리 "하이퍼스케일러, 회계로 수익 부풀려"

2025-11-12     전지선 기자
▲마이클 버리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수익 부풀리기'를 공개 비판하면서, AI(인공지능) 관련주 전반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픽사베이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업무 중단) 종료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뉴욕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조정을 받으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특히 '빅쇼트(Big Short)'의 실존 인물 마이클 버리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수익 부풀리기'를 공개 비판하면서, AI(인공지능) 관련주 전반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21% 오른 6,846.61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8% 급등한 4만7,927.96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헬스케어·소비재 중심의 강세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0.25% 내린 2만3,468.3에 마감했다. AI·반도체주 약세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48% 급락했다.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58억3,000만달러에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3% 가까이 하락했다. 마이크론(-4.81%), 브로드컴(-1.79%)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밀렸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AI 클라우드업체 코어위브는 실적 전망 하향으로 16% 이상 폭락했다. 오라클(-1.94%), 팰런티어(-1.37%) 등 AI 테마주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시장 불안의 도화선에는 마이클 버리의 '회계조작' 경고가 있었다. 버리는 전날(10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산의 내용연수를 늘려 감가상각 비용을 줄이고, 그만큼 순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현대식 회계사기의 전형"이라며 "AI 붐을 앞세운 과대평가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리는 특히 오라클과 메타를 콕 집어 2028년까지 각각 27%, 21% 순익이 과대 계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6~2028년 사이 이들 기업이 감가상각비를 약 1,760억달러 줄이는 대신 그만큼 이익을 부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버리는 앞서 엔비디아·팔란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한 사실이 공개되며 AI 버블론을 주도해왔다. 그의 운용사 사이언자산운용은 최근 공시에서 엔비디아 100만주, 팔란티어 500만주에 대한 풋옵션(매도권)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빌 피츠패트릭 로건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기술기업의 현금창출력은 여전히 강하지만, 밸류에이션이 높아 작은 악재에도 투자심리가 흔들릴 수 있다"며 "당분간은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다우지수 내 헬스케어주가 강세를 보였다. 머크(4.8%), 암젠(4.6%), 존슨앤드존슨(3%) 등이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월마트·비자·코카콜라 등 경기방어주도 오름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