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리포트] ‘역대급 실적’ 이영종號 신한라이프…내부통제·해외사업 과제 풀어야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금융지주와 자회사 CEO들의 경영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거취는 명암이 갈릴 것이 분명하다. SR타임스는 금융권 주요 경영진의 리더십을 면밀히 점검하고, 연말 인사를 앞둔 전략과 향후 경영 방향을 분석한다. <편집자주>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신한라이프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수준에 근접한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생명보험업계 ‘상위권(Top 2)’ 진입을 목표로 제도 개선과 조직 혁신을 이끌어왔다.
이에 따라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 사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신한라이프에서 대표이사가 세 번째 임기를 이어간 사례가 드물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최대 실적 행진…‘빅3’ 생보사 진입
1993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이영종 대표는 그룹 내 전략기획과 현장 실무를 두루 거친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2019년 오렌지라이프로 자리를 옮겨 보험업에 발을 들였고, 2021년 1월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통합 작업을 주도하며 2021년 7월 출범한 신한라이프의 전략기획그룹장을 맡아 조직 안착을 이끌었다.
2023년 1월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 뒤 신한라이프의 수익성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첫해인 2023년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4,724억원을 기록했고, 2024년에는 5,284억원으로 통합법인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443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생보업계 전체 순이익이 전년 대비 8.5% 감소한 가운데 거둔 성과라 경쟁력이 부각됐다.
이 시기 신한라이프는 생보사 순이익 기준 ‘빅3’에도 처음 이름을 올렸다. 상반기 별도 기준 순이익은 3,453억원으로 업계 3위에 올랐다. 1위 삼성생명(1조2,005억원), 2위 교보생명(5,853억원)에 이어 KB라이프(2,002억원), 한화생명(1,797억원)을 제쳤다.
올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누적 순이익 5,14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이 유력하다.
호실적은 그룹 내 위상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 전체 수익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신한라이프는 오히려 그룹 내 이익 기여도를 높이며 비은행 부문 핵심 계열사로 존재감을 강화했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그룹 가치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관행과 내부통제, 연임의 변수
이 사장의 연임 여부는 조직 내 인사 관행이 좌우할 전망이다. 통합법인 출범 이후 신한라이프에서는 대표이사가 장기 연임한 사례가 거의 없다.
이성락, 이병찬, 성대규 등 역대 대표 모두 1~2회 임기 내 교체됐으며, 성대규 전 대표 역시 2년+1년 형태로 연임했으나 세 번째 임기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내부통제 문제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7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 조치와 함께 약 1억4,00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보험료 과소·중복 지급, 설계사 보험료 대납, 불공정 거래, 대주주 의결권 공시 지연 등 내부통제 미흡 사례가 적발된 결과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전면 재정비하고, 준법·윤리 교육과 상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사업 다변화는 여전히 숙제
국내 중심의 수익 구조를 해외로 확장하는 일도 이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신한라이프의 유일한 해외 자회사인 신한라이프베트남(SHLV)은 2022년 영업 개시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2023년 순손실 35억원, 2024년 11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영업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이며, 회사는 2031년까지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대표 앞에 쌓인 이같은 과제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여부가 연임 심사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