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생산적금융에 적극 동참”…5대 금융, 5년간 508조원 투입

2025-11-10     유안나 기자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왼쪽부터). ⓒ각 사 제공.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 등에 총 508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부동산 중심의 자금 흐름을 국가 전략산업 육성과 중소·벤처·중견기업으로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적극 호응한 것이다. 5대 금융은 영업 방식과 기업여신 정책을 산업 육성 관점에서 재편해 대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9일 각각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KB금융은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에 93조원, 포용적 금융에 17조원을 지원한다. 이 가운데 생산적금융 93조원은 중 68조원은 전략산업융자(기업대출)로 공급해 천담전략산업 및 유망성장기업 등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KB금융은 생산적금융에 지난 9월 신설한 ‘그룹 생산적금융 협의회’를 중심으로 세부실행방안을 논의하고 실적을 점검하고 있다. 또한 생산적 금융 중심의 기업대출 확대, 기업발굴 및 성장지원 등을 담당할 은행 전담조직 신설을 검토 중이다. 은행을 비롯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계열사의 부동산금융 영업 조직은 축소하고, 기업·인프라금융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국민성장펀드(10조원) ▲그룹 자체투자(10조~15조원) ▲부동산을 제외한 일반 중소·중견기업 대출(72조~75조원)을 포함한 생산적 금융을 추진한다. 그룹 자체투자는 코스닥 상장 및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기업공개) 단계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자금을 공급할 목적으로 이뤄진다. 신한금융은 ‘자금중개·위험분담·성장지원 등 금융의 본질적 기능을 강화’를 통해 산업 전반의 혁신과 균형있는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포용금융 12조~17조원은 서민·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중금리대출 확대 및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 갈아타기 도입을 추진해 집행한다.

KB·신한금융이 프로젝트를 발표함에 따라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생산적 금융 총투입 규모는 508조원에 달한다.

앞서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9월 29일 국내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생산 금융 전환 이행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우리금융은 5년간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 등 8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기업대출 비중을 2030년까지 60%로 확대하고, 자회사별 성과 평가에 ‘’생산·포용‘ 금융 배점(비중 최대 30%)을 신설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16일 100조원을 생산적·포용금융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이 중 84조원은 생산적 금융 공급에 투입하며, 수출입 중소기업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등 자사 핵심 역량에 기반한 지원을 병행한다. 또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으로는 총 1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NH농협금융지주도 지난 4일 1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 공급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농협금융은 총 108조원 중 93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15조원을 포용 금융에 투입할 계획으로, 농업·농식품기업 전용 펀드 조성 및 증권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활용해 농업인 대상 우대금리와 소액자금 연계 등 금융지원을 확대한다.

아울러 5대 금융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는 총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출자 자금이 포함됐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백신, 로봇 등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펀드로, 산업은행 출연으로 마련한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5대 금융은 이 펀드에 각 10조원씩 출자할 예정이다.

이 같은 5대 금융의 대규모 자금 투입 배경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가 깔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시장자금 흐름을 생산적 영역으로 바꾸기 위한 금융 대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금융당국은 “무늬만 생산적 금융에 그쳐선 안 된다”며 금융권에 지속적으로 생산적 금융 전환을 주문해왔다.

금융당국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위해 ▲부동산에서 첨단·벤처·혁신기업으로 ▲예금·대출에서 자본시장 투자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어지는 정책금융·금융회사·자본시장의 3대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5대 금융 및 주요 계열 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도 가계대출 중심에서 기업대출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11월부터 금융업권별 협회 규제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금융권 규제개선 사항 등 필요한 정책과제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금융감독원·학계 등 전문가들과 규제 합리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업권이 생산적금융을 잘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 등 필요한 노력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