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3분기 잇단 호실적…AI 사업 성과는 '온도차'

2025-11-07     윤서연 기자
▲네이버, 카카오. ⓒ각사

AI 중심 사업 고도화 성과 가시화…수익성 확대·투자 기조 강화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양사 모두 인공지능(AI)을 중심에 둔 사업 구조 고도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며, 플랫폼 전반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네이버는 ‘온서비스 AI’를 통해 검색·커머스·광고 등 기존 사업의 효율을 높였고, 카카오는 ‘에이전틱 AI’를 앞세워 일상 속 AI 경험을 확장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모습이다. AI가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만큼, 양사는 기술 내재화와 인프라 투자를 지속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 네이버, 온서비스 AI 전략 효과…올해도 역대급 매출 기대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의 3분기 매출은 3조1,381억원, 영업이익은 5,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6%, 8.6%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최수연 대표 취임 이후 전사적으로 추진된 ‘온서비스 AI’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연매출 10조원을 넘긴 데 이어 올해도 역대급 매출이 전망되고 있다. 

실적을 이끈 중심축은 커머스였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AI 추천 고도화와 멤버십 혜택 강화로 매출액이 전년비 35.9% 증가한 9,855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AI 추천 거래액은 전 분기보다 48% 확대됐다. 특히 개인화 추천 영역에서는 기존 대비 구매 전환율이 10배 이상 뛰었다. 네이버는 스토어 홈 지면의 AI 개인화 적용 비중을 현재 31%에서 80%로 높여, 소비자 락인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검색·피드·광고로 구성된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성장했다. AI 기반 자동화 캠페인 ‘AD 부스트’가 매출을 견인 하며, 통합 플랫폼 광고 매출도 10.5% 늘었다. 

B2B 영역에서도 AI 기반 성장세가 이어졌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기반 AI 인프라인 GPUaaS 수익화가 본격화되며, 한국은행·한수원 등 공공기관의 AI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또한 사우디·태국·모로코 등으로 ‘자주적(소버린) AI’ 모델을 수출하는 등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지난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단25'에서 네이버는 내년까지 1조원 이상의 GPU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지컬 AI 공략 등 신규 사업 확대를 감안했을 시 GPU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해당 투자는 미래 선제적 투자 외에 공공기관, 민간 기업 대상 GPUaaS 등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도 포함된다. 네이버는 재무적 여력이 허용되는 선에서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온서비스 AI 전략은 기존 검색 광고, 커머스, 로컬 관련 매출 향상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며 "매출 기여도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향후 수익화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카카오, 4년만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 회복…AI 매출 발생 '내년부터'

카카오는 3분기 매출 2조866억원, 영업이익 2,08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로 4년 만에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핵심 사업인 플랫폼 부문에서 견조한 성장이 이어진 데다 부진이 지속됐던 콘텐츠 부문이 예상 대비 실적이 개선되면서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톡비즈 매출과 광고 부문은 전년비 각각 7%, 11% 늘어난 5,344억원, 3,254억원을 기록, 성장률이 회복됐다. 비즈니스 메시지 거래량은 전년 대비 22% 늘며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커머스 매출은 2,087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자기 구매 거래액은 40% 증가했다.

다만 카카오의 AI 전략은 아직 도입 초기 단계다. 지난 10월 출시된 ‘챗GPT for 카카오’는 오픈AI의 GPT-5 모델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 채팅창 내에서 대화형 AI를 즉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출시 열흘 만에 약관 동의자 수가 200만명을 넘었지만, 아직은 체험 중심 단계로 실질적 매출 기여보다는 플랫폼 내 이용자 체류시간 확대 효과가 두드러진다.

카카오는 자체 AI 에이전트 ‘카카오 툴즈’를 통해 카카오맵, 멜론, 선물하기 등 주요 서비스 연결을 시도 중이다. 향후 금융·모빌리티 등으로 외연을 넓혀 AI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개편 직후 이용자 일평균 체류 시간은 24분대에서 26분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측은 하향 안정화되던 체류 시간이 처음으로 반등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러한 증가세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내년부터 그룹 외부의 다양한 툴과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AI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카카오에게 AI는 코스트 센터가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신규 매출원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용 측면에서 중장기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며 수익성에 대한 부담도 드러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미 연초부터 예상된 범위에서 진행하고 있고 전체 수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효율적인 비용 집행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술만으로는 아직 즉각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커머스나 기존 주력 사업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자체 기술 역량을 얼마나 내재화하고, 기존 사업에 효과적으로 접목하느냐가 향후 성장 궤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