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리포트] “인수하면 적자”…황병우號 iM금융, 계열사 양극화 ‘결자해지’ 해법은?

2025-11-07     문재호 기자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금융지주와 자회사 CEO들의 경영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거취는 명암이 갈릴 것이 분명하다. SR타임스는 금융권 주요 경영진의 리더십을 면밀히 점검하고, 연말 인사를 앞둔 전략과 향후 경영 방향을 분석한다. <편집자주>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iM금융지주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iM금융지주가 올 3분기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계열사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iM금융은 순이익 대부분이 iM뱅크에서 발생하고 있기에 비은행 계열사 적자 탈출이 시급하다. 

황병우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시중은행 전환을 천명하고, 그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 해왔다. 올해 연말에는 본인 스스로 지주 회장직과 겸직하던 은행장직을 후임자에게 맡기고 그룹 수장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임기 2년 차를 맞은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의 경영 방침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iM금융은 올해 3분기 1,224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26억원보다 19.3% 증가한 역대급 실적이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317억원으로 같은 기간 70.9% 상승했다.

iM금융 측은 호실적 배경에 대해 “지난해에 증권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다”며 “전 계열사에 걸쳐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올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많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자산건전성 지표를 보면, iM금융의 3분기 말 위험가중자산(RWA)은 44조4,8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핵심 관리 지표로 두고 RWA 증가율을 연 4% 수준에서 통제하고 있다. 

이 같은 관리 기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말 CET1 비율은 지난해 동기(11.77%)보다 0.32%포인트 증가한 12.09%를 기록했다. iM금융의 은행 자회사 iM뱅크는 CET1 비율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이 진행되던 지난해 1분기에는 13.51% 수준이었으나, 같은 해 말에는 14.32%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14.84%, 2분기 15.52%로 분기마다 안정적인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동기(14.42%)보다 0.32%포인트 상승한 14.74%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6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4% 증가했다. 3분기 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50%로 전년 대비 3.82%포인트 개선됐고, 총자산이익률(ROA)도 0.58%로 0.23%포인트 올랐다.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1조2,2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8% 감소했으나, 순이자마진(NIM)은 1.95%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천병규 iM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현재 거의 막바지에 왔다고 판단한다”며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NIM 관리와 성장 동력을 함께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인수한 계열사 만년 적자…경영능력 도마위

iM금융의 전체 실적은 성장했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의 실적 악화는 황병우 회장 취임 이후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황 회장이 직접 인수를 주도했던 일부 비은행 계열사까지 장기간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면서, 일각에서는 ‘경영 역량 검증’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해 3월 iM금융 제4대 회장에 취임하며 비은행 자산 비중을 35%, 이익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내놓았다. 그러나 실적 흐름은 이러한 목표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iM금융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1%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iM뱅크가 3,71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2.0% 증가했음에도,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10곳의 총 순손실 규모는 548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기록한 1,315억1,400만원의 흑자에서 약 1,900억원 가까이 감소한 수치로, 비은행 부문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 역시 2023년 26.5%에서 지난해 –17.7%로 급락했다. 기여보다 되려 iM금융지주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을 세부적으로 보면,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의 대규모 적자가 비은행 부문 부진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iM증권은 지난해 1,588억2,8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도 30억6,100만원 손실 대비 무려 52배 이상 손실 폭이 확대됐다. 

이와 함께 iM라이프생명보험과 iM캐피탈의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74억800만원, 263억2,000만원 감소했다. 반면 iM에셋자산운용(20억9,200만원 증가), 디지비유페이(11억4,200만원 증가), 디지비신용정보(2억1,200만원 증가) 등 일부 계열사가 실적 개선을 보였지만, 증가 폭이 전체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MZ세대 대상 증권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 계열사 뉴지스탁 역시 지난해 22억4,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5억원가량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뉴지스탁은 2021년 iM금융이 인수한 뒤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21년 9,300만원의 손실을 시작으로 2022년 10억9,700만원, 2023년 17억9,800만원, 2024년 22억4,900만원 등 해마다 적자가 커지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도 9억9,3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누적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뉴지스탁은 황 회장이 그룹 미래기획총괄로 있던 시절 직접 인수를 추진했던 곳으로, 당시 그는 디지털 혁신과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삼았다.

아울러 iM뱅크가 ‘32년 만에 탄생한 새로운 시중은행’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영업망의 상당수가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돼 있어 지역 기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iM뱅크의 영업점 수(지점·출장소 포함)는 총 20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중은행 전환 시점인 지난해 5월 200곳에서 1곳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이 기간 새로 문을 연 점포가 단 1곳뿐이었던 것은 아니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이후 서울 2곳을 비롯해 경기·강원·충남 등지에 각각 1곳씩, 총 6개의 신규 점포를 개설하는 데 그쳤다. 대신 iM뱅크는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대구·경북 지역의 점포 수를 감축했다. 특히 대구 지역 영업점은 지난해 5월 119곳에서 올해 상반기 114곳으로 5곳 줄어들었다.

iM뱅크의 전체 영업점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월 89.0%에서 올해 상반기 86.1%로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감소 폭은 크지 않아 전국화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외에도 올 3분기 iM금융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했다. 올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51%로 지난해 같은 기간(1.48%)보다 0.03%포인트 상승하고, 같은 기간 연체율은 1.45%로 전년 대비 0.15% 상승했다.

◆생산적금융 45조로 신성장동력 불씨 살리나

지난해 3월 DGB금융(현 iM금융) 회장에 취임 이후 지주 회장과 DGB은행(현 iM뱅크)장을 겸임 중인 황병우 iM금융 회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디지털 혁신과 자본효율성 강화라는 두 축으로 경영전략을 세웠다. 

그는 세부적으로 ▲디지털을 통해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Only 1 하이브리드 금융그룹’으로 변신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통해 성장 기회를 살리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지난달 31일 이러한 경영전략 달성과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기조에 발맞춰 향후 5년간 생산적금융 38조5,000억원, 포용금융 6조5,000억원 등 총 45조원 투입한다는 경영 계획을 공개하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iM뱅크 행장에 재선임되기도 했던 황 회장은 올 9월 이사회에 행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올해 말까지 행장 임기를 수행한 후 내년부터 iM금융그룹 회장직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황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을 싣고 있다. 황 회장과 지주사 임원들은 연초부터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기 위해 올 상반기에만 총 약 6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는 밸류업 계획에 대한 실행력을 높여 실질적으로 주가 상승을 통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는 황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러한 황 회장과 지주사 임원들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부응하듯 iM금융은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해 말 8,180원이던 iM금융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1만4,060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1.8% 상승했다. 이는 지방금융지주 3사로 묶이는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 각각 44.6%, 45.9%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 5월 iM금융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외국인지분율 역시 지난해 연말 42.68%에서 성적이 가장 안 좋았던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41%대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실적 회복 기대감에 따라 현재 45.24%까지 상승했다. 연말 대비 현재 BNK금융그룹과 JB금융그룹의 외국인지분율이 각각 1.58%포인트, 1.15%포인트 감소한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외국인들로부터 주식 매력도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iM금융의 과제는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다. iM금융은 해당 과제 해결을 위해 정부 주문에 적극 화답하는 형국이다.

앞선 iM금융의 45조원 공급계획을 통해 ‘지역에 특화된 생산적 금융공급자’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iM금융그룹은 본 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 생산적금융 협의회’를 신설했다. 

협의회는 생산적금융의 사업 추진과 성과관리 기능을 통합 수행하며, 지방자치단체·유관기관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높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요 계열사 간 유기적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국가 산업 대전환의 촉매제이자 지역균형 발전의 금융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특히 대구시와 경북도가 추진하는 

미래모빌리티·로봇·헬스케어·반도체·ABB(Automation, Building, Battery) 등 5대 신산업과 이차전지·소부장·에너지·바이오·방위산업 등 전략산업을 적극 지원한다.

황 회장은 “이번 45조원 공급계획은 산업 전환과 지역 균형성장을 위한 그룹의 사회적 책임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기존 지역금융의 기반 위에 생산적 금융을 결합해 지역과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