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관세 부담 덜었지만…美 시장 경쟁력 고심

2025-11-06     안병용 기자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현대차

원가 절감하고 신차 라인업 확충 통해 수익성 개선

[SRT(에스알 타임스) 안병용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계기로 다시 힘차게 엔진을 돌린다. 미국에 내야 했던 관세에 따른 지출로 번 것보다 남는 것이 적었던 비용을 만회해야 하는 시기다. 회사 측은 신차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개선해 미국발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완전히 걷어낼 계획이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3분기 매출 46조7,214억원, 영업이익 2조5,3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증가, 29.2%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는 역대 3분기 최대 매출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약 1조8,000억원가량 줄어들며 수익성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작년 동기보다 2.9%포인트 낮아진 5.4%로 나타났다.

기아 역시 매출 28조6,861억원, 영업이익 1조4,62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8.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2% 줄어들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기아가 관세 비용으로 지출한 비용은 약 1조2,300억원가량이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3분기 영업이익에 가까운 금액을 관세로 내며 순수익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향후 경영 목표를 ‘수익성 개선’으로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수익성 측면에서 관세 영향이 컸다”면서 “내년부터는 관세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내부 체질 개선과 원가 절감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그룹 차원에서 원가 절감을 실적 개선의 방법 중 하나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비가격적 요소 발굴로 관세 영향을 받는 금액의 60%를 만회했다”면서 “경상 예산 절감을 7,000억원 이상 달성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4월3일부터 부과하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 이에 따라 관세 부담이 최대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관세 인하는 국회 비준 이후 소급 적용될 전망이지만, 당정은 필수적인 절차가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반영 시기는 유동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졌다. 관세가 지난해 0%에서 올해 15%로 바뀌며 미국 시장에서 일본의 도요타나 독일 폭스바겐 등과 동일한 환경에서 경쟁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4분기부터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기아는 EV4와 K8 하이브리드 등을 미국 시장에 투입해 라인업 확충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하는 불확실성 해소의 긍정적인 의미가 크지만, 미국 시장 경쟁의 심화를 의미하기도 한다”면서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무관세였던 상황에서 15% 관세가 부과되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경쟁력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