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영업이익 3배 늘었다…효자는 ‘LNG선’
마스가 프로젝트 호재에 ‘슈퍼사이클’ 유지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안병용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최근 수년째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타고 있는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빅3’ 조선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1조원을 돌파한 조선사도 나타났다. 한국과 미국 조선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조선사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서 당분간 호황 사이클은 유지될 전망이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4.5% 증가한 1조538억원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1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분기 기준으론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은 전년 대비 11배(1032%) 급증한 2,898억원, 삼성중공업은 약 2배(99%) 증가한 2,381억원을 기록했다. 조선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5,81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5,439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HD한국조선해양 2조8,666억원, 한화오션 9,201억원, 삼성중공업 5,660억원으로 총 4조3,527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조선 3사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는 지난해(2조1,747억원)의 약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3사의 영업이익을 급증시킨 효자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와 글로벌 선사들의 탈탄소 전략 등 친환경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LNG선, 메탄올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가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LNG 선박은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수익성이 좋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LNG선 매출 비중은 전체의 70%에 달하고 한화오션도 60% 수준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 2조원 규모의 LNG선 6척을 수주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와 모잠비크 등에서 추진되는 LNG 생산설비(FLNG) 수주도 유력하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MASGA가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는 상황도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LNG 프로젝트가 재개되면 2029년부터 5700만톤의 신규 수요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도 국내 조선사들의 특수선 건조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업계 전반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을 한화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해당 조선소에선 잠수함을 만들 시설이 없다. 이 경우 국내 조선소나 여타 다른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캐나다 정부가 최대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건조 사업을 추진 중인 상황을 보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으로 참여해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오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조선업계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발주하는 전략이 자리를 잡았다”며 “각국에서 방산 수요가 느는 와중에 마스가 프로젝트도 맞물려 슈퍼사이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현재 연 1조원 수준인 방산 매출을 10년 내에 1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중국 정부가 부과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에 대한 제재 조치 해제 가능성에 기대를 갖고 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이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한 미중 정상 간 무역 합의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의 해상·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보복하기 위해 시행한 조치를 철회하고 다양한 해운 기업에 부과한 제재도 철회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