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 낸 4대 금융…다음 과제는 ‘생산적 금융’ 전환

2025-11-04     유안나 기자
▲4대 금융지주 전경. ⓒ각 사

금융당국 ‘생산적 금융’ 기조…‘질적 성장’ 요구 커져

4분기 그룹별 프로젝트 본격화…기업 금융·실물경제 지원 확대 과제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4대 금융그룹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부동산·가계대출 중심의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금융과 실물경제 지원을 확대하려는 정부 기조에 따라, 금융권의 질적 성장 전환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조4,963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 순이익은 15조8,124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3,235억원) 대비 10.4%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기와 환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증시 회복에 따른 비이자이익이 확대된 점이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4분기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총량 관리로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수익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맞춰 기업대출 확대와 건전성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그룹, ‘생산적 금융’ 전환 본격화

4대 금융그룹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핵심 과제로 삼고, 그룹별 프로젝트를 통해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첨단 전략 산업, 혁신 기업 등 국가 경제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산업 영역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기업금융·투자금융 비즈니스 체계를 개선하는 등 그룹 내부 시스템과 운영체계 전반을 정비하고 있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상무는 “국내 경제의 중심축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전환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그룹 수익 구조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의 통합관리조직을 운영하며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맞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천상영 신한금융그룹 재무부문 부사장은 “4분기에는 마진 하락 압력과 가계대출 성장 둔화로 이자이익 확대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생산적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을 충실히 수행하며 비은행·비이자부문의 성장을 통해 균형 잡힌 이익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한국 금융산업은 담보·부동산·가계대출에 비중이 쏠려 있어 실물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금융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업금융 중심의 자원 배분 확대 기조를 이어가며, 적재적소의 자금 공급과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역량을 통해 산업 전환을 촉진하는 금융의 본연적 역할을 선도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생산적·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시행, 2030년까지 총 100조원을 투입한다. 인공지능(AI)·에너지·방산·바이오 등 핵심 성장산업 자금공급을 확대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대전·충남지역 지역펀드 결성(3,000억원 규모), 및 벤처투자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030년까지 84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16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5년간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10대 첨단전략산업 분야와 전·후방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업금융 분야의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해 산업 경쟁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4분기부터는 생산적 금융 전환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그룹의 성장 모멘텀과 수익성을 한 단계 더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 소통회의’에서 “금융이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선도하는 본질적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며 “금융업권이 스스로 미래 성장 동력을 키워내기 위한 적극적 역할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융위도 금융업권이 생산적 금융을 잘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 등 필요한 노력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