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號 KB국민은행, ‘리딩뱅크’ 수성…3분기 누적 순이익 3.3조

2025-10-31     유안나 기자
▲이환주 KB국민은행장 ⓒKB금융

분기·누적 순이익 모두 1위…신한은행 제치고 리딩뱅크 사주
여신·예금 성장에 이자이익 견조…비이자는 4대 은행 중 최저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KB국민은행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3조3,645억원을 달성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분기에는 분기 기준 순이익 1위에 머물렀지만, 3분기 들어서는 분기·누적 순이익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신한은행과의 격차가 크지 않고, 비이자이익 확대 중요성이 커지며 ‘리딩뱅크’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2조1,4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KB국민은행의 누적 순이익이 3조3,645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한 규모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76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 늘었다.

국민은행 측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에도, 전년도 ELS 충당부채 적립 영향이 사라지고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및 투자금융수수료 이익 확대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을 통해 KB국민은행은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을 약 84억원 앞지르며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신한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4.3% 줄어든 1조892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 순이익은 3조3,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이자이익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투자금융수수료, 펀드·방카판매수수료 등 수수료이익이 증가했으나,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감소함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다.

1분기에는 신한은행(1조1,281억원)이 KB국민은행(1조264억원)을 1,000억여원 앞섰다. 2분기에는 국민은행 순이익이 1조1,612억원을 기록하며 신한은행(1조1,387억원)을 225억원 차로 추격해 분기 기준 우위를 점했다.

다만 상반기 누적 순이익에서는 신한은행(2조2,668억원)이 국민은행(2조1,876억원)을 앞섰다. 이번 3분기 실적을 통해 국민은행이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은 셈이다.

◆이자이익·핵심예금이 실적 견인

KB국민은행의 실적 우위는 견조한 이자이익 성장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의 올 3분기 이자이익은 2조6,831억원으로 ▲신한은행(2조3,092억원) ▲우리은행(1조9,430억원) ▲하나은행(1조9,210억원) 등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 금리 하락 국면에서도 여신 성장과 저원가성 예금 확대가 이자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게 KB금융의 설명이다.

주요 지표를 보면 9월 말 기준 국민은행 NIM은 1.74%로 전분기(1.73%)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핵심예금 증대 등의 조달비용 절감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원화대출금은 375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3.3%, 전분기 대비 0.9% 각각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0.7% 늘었고, 기업대출은 대기업·우량 중소기업 여신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3분기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01%로, 전분기 대비 27bp(1bp=0.01%p) 하락했다. 신용평가모델 정교화를 통한 충당금 적립규모 축소 등 리스크 관리 강화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건전성은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NPL) 비율은 0.35%로 전분기와 동일했으나, NPL 커버리지비율은 174.0%로 전분기 대비 15.1%포인트(p) 하락했다. 연체율은 0.34%로 전분기 대비 0.03%p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비이자이익은 8,665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이어 신한은행(9,336억원), 우리은행(9,480억원), 하나은행(1조56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준금리 하락세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은행권의 대출 중심 성장 전략이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금융권에서는 향후 비이자 부문의 경쟁력이 은행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종민 KB국민은행 CFO는 지난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금리 하락과 개인 전체 고객 확대로 핵심 예금이 증가했다”며 “기업·기관 고객의 핵심예금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가계대출 3% 내외, 기업대출 6~7% 내외 수준의 성장을 하면서 연 5% 수준의 성장을 하려 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5% 수준의 대출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