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 일주일 새 10% 급락…‘김치 프리미엄’ 사라져
[SRT(에스알 타임스) 김남규 기자] 국내 금값이 일주일 만에 10% 가까이 급락하며 국제 금값과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국제 시세 대비 높았던 국내 금값,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도 사라졌다.
28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일반 금(1㎏) 시세는 전날 g당 18만9,170원으로, 일주일 전 21만원과 비교해 9.9% 떨어졌다. 미니금(100g) 역시 같은 기간 22만2,300원에서 19만4,500원으로 12.5%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일반 금 ‘김치 프리미엄’은 8.9%에서 0.7%로, 미니금은 15.3%에서 3.5%로 급감했다.
금값 약세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영향을 미쳤다. ACE KRX금현물(-9.92%), TIGER KRX금현물(-9.50%), KODEX 금액티브(-5.84%) 등 주요 금 ETF가 일주일 새 5~10% 하락하며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값 급락을 위험자산 선호 심리 전환의 결과로 해석한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 미·중 정상회담에 따른 낙관론이 코스피를 4,000선까지 끌어올리면서 금 수요를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 금값도 약세를 보였다. 27일(현지시간) 국제 금 현물가격은 장중 온스당 3,970달러까지 떨어지며 4,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지난 20일 사상 최고치(4,381달러) 대비 9%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세계금협회(WGC)는 이번 조정을 “과열된 상승세가 진정되는 정상화 과정”으로 평가했고,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내년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3,500달러로 낮췄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하락을 단기 투기세력의 포지션 청산과 과열된 랠리에 대한 정상화 과정으로 보고 있다. WGC 존 리드 시장전략가는 “더 큰 폭의 조정이 오히려 건강한 시장 안정화”라고 평가했다.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 소시에테제네랄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은 내년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LBMA 루스 크로웰 CEO는 “금은 여전히 주요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번 조정은 일시적 현상일 뿐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