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CEO 국감서 잇단 ‘거짓 증언’ 논란

2025-10-28     방석현 기자
▲(왼쪽부터) 유영상 SKT대표·김영섭 KT 대표·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각 사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3개월만에 KISA 신고

KT 이사회 결의안에 전체 고객 대상 보상안 빠져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종합 국정감사가 내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CEO들의 잇단 거짓 증언이 회자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부는 이날 태스코포스(TF)를 출범해 LG유플러스 해킹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TF 출범은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지난 2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데이터 유출 정황은 있으나 해킹되지는 않았다”고 답변한 이후 2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킹 피해를 신고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과기부는 지난 7월 18일 화이트해커로부터 “LG유플러스의 내부 서버 관리용 계정 권한 관리 시스템(APPM) 서버의 소스코드와 데이터베이스가 해킹당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LG유플러스에 이를 통보했다. 당시 유출된 정보는 총 8,938대의 서버 정보, 4만2,526개의 계정, 167명의 직원 및 협력사 ID와 실명이 포함됐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3개월간 버텨오다 뒤늦게 해킹 신고를 한 만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KISA 신고는 해킹 피해를 인정한 것이 아닌 조사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과방위 의원실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뒤늦게 해킹 피해를 KISA에 신고한 데 따라 이의 조사를 위해 과기부 TF가 이날 출범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상 SKT대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유 대표는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초 전 고객 위약금 면제시 7조원의 피해가 날 것이라 했는데 계산해 보면 해킹 이후 회사가 쓴 돈은 700억원에 불과해 국회에서 위증을 하고 국회를 능멸했다"는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잘못을 시인했다.

앞서 유 대표는 지난 5월 국회 청문회에서 "가입자의 위약금을 면제할 경우 지금보다 최대 10배 이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최대 450만명까지 번호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가정할 경우 최대 손실 규모가 7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T는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가 위약금 면제 규정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뒤에서야 전 고객 대상 위약금 면제를 결정했다.

하지만 SKT는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속담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모양새다. 과기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SKT의 8월 휴대폰 회선수는 2,240만5,998명으로 전월 대비 9만2,898명 증가했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순감세를 이어가던 SKT는 5개월 만에 가입자가 증가세로 반전한 것이다.

최근 소액결제·해킹 피해를 겪은 김영섭 KT 대표의 사퇴 여부도 관심사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 과방위 국감에서 “SKT는 전 가입자 대상 해킹이 일어나긴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약금 면제 결정을 내린 상황”이라며 “KT도 보안 관리 부실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가입자들의 해지 위약금을 면제해야 하며 김영섭 대표도 자진 사퇴해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는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지적에 “일정 수순 수습이 되고 나면 마땅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며 사퇴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KT에 따르면 소액결제 사건으로 368명이 2억4,000만여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으며,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관리 부실로 해당 ID 접속 이력이 있는 고객 수는 총 2만2,200여명에 달했다. 

다만 11월말부터 대표 공모에 들어가는 KT 이사후보 추천 위원회의 이사회 결의안에는 전체 고객 대상 보상안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KT 관계자는 “이사회 관련해서는 확인된 바 없으며 대표님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현재 별도 입장은 없다”고 했다.

앞서의 과방위 의원실 관계자는 “29일 예정된 과기부 종합국감에는 김영섭 KT 대표만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LG유플러스의 해킹 피해 조사를 위한 TF가 출범한 만큼 이후 진행될 청문회에서 더 자세한 내용이 다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