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노사 ‘금요일 1시간 단축’ 잠정 합의…시행일 막판 조율 중
금융노조, 다음주 사측과 조인식 개최 예정
소상공인 우려에는 “주 4.5일제, 주휴수당 직접적 연관 없어”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사용자협의회가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에 잠정 합의하면서 은행 영업시간 변동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단축근무 적용 시점을 두고 은행별 노사 합의 과정이 남아 있어, 산별노사 간 조율 결과에 따라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산업노동조합은 다음 주 금융사용자협의회와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이후 각 지부별 노사는 추가 협의를 거쳐 근무시간 단축 방안의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노조와 사측은 지난 2일 산별중앙교섭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안에는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임금 3.1% 인상 ▲주 4.5일제 도입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이 포함됐다.
특히 TF는 올해 주 4.5일제 도입에 필요한 논의 대상을 수집·선별하고, 내년 산별교섭에서 이를 토대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다음주 중 사측과 조인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후 각 지부에서 조기퇴근 운영 방식, 시행 시기 등 보충교섭을 통해 세부사항을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마련함에 따라, 이를 계기로 주 4.5일제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보전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상공인업계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지난 15일 국회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주휴수당 폐지 없이는 주 4.5일제 추진은 소상공인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주휴수당 폐지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철회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상백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고금리·고물가에 인력난까지 겪는 현실에서 대형 금융기관 귀족노조가 주 4.5일제를 요구하며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노조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내고 노동시간 단축은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아닌 국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는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성명서에서 “주4.5일제 추진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이해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주 4.5일제는 주휴수당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평균보다 150시간 이상 더 일하고 있다”며 “휴식 있는 삶은 소비 회복으로, 소비 회복은 곧 소 상공인 매출의 증대로 이어진다. 노동시간 단축은 내수 경기의 가장 확실한 처방이며 사회 전체의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이 소상공인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구체화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의 장을 제안한다”며 “노동자와 소상공인이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