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국경절 특수 받나
12년 만에 찾아온 ‘쌍절경’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 대거 유입 예상
면세·마트·편의점 업계, 외국인 대상 인기 상품·할인 강화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결제수단 확대로 편의성 도모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작됐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7일)을 앞두고 있어 대거의 중국 관광객이 입국하면 우리 유통업계 수혜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면세, 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 맞이를 위해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오프라인 스토어에 K인기상품을 들이고 할인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결제수단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은 이날부터 2026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3인 이상 단체에 한해 허용된다. 이번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은 한중 관계 개선과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조치다.
특히 중국 국경절은 10월 1~7일과 11~12월 서울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등 대규모 행사와 맞물려 시행되는 만큼 대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면세 업종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첫날인 이날, 인천항에 첫 기항한 7만7,000톤급 대형 크루즈 중국 선사 톈진동방국제크루즈의 '드림호' 승선객들이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찾았다.
신라면세점은 단체 관광객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꽃다발을 증정하는 환영행사를 진행했으며, 사은품과 함께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화장품 브랜드를 최대 60% 할인하는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멤버십 골드 등급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골드 패스를 제공했다.
신라면세점은 앞으로 K-팝 팬미팅 등 대형 단체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드림호 크루즈 단체 1,700여 명의 방문을 시작으로 오늘부터 시행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정책에 발맞춰 본격적인 중국 단체 관광객 맞이에 나선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 중국 현지 사무소 및 여행사와 협력해 쇼핑·관광 결합 상품을 운영하고, 시내 면세점 인프라 확충과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국경절과 중추절이 겹치는 12년만에 찾아온 ‘쌍절경 (双节庆)’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중국인 고객을 겨냥한 다양한 제휴 행사도 준비했으며 결제 편의성 및 혜택 강화를 위해서는 위챗페이·알리페이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남궁표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는 지난 10~12일 중국 광저우와 칭다오를 방문해 현지 여행사·파트너사 30여 곳과 단체관광객 특전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CITS 여행사 및 칭다오여유그룹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18일에는 중국어·일본어·동남아 언어권 관광통역사 200여 명을 초청해 면세점 주요 매장과 혜택을 소개하는 가이드 초청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롯데면세점이 올해 상반기 구매 패턴 분석 결과 과거에 비해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를 제외한 중국 중소형 도시 출신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정책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2·3선 도시 관광객 유치에도 노력하고 있으며 신규 에이전트 발굴과 맞춤형 상품 개발, 전용 콘텐츠 및 쿠폰 제공을 통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뷰티 클래스, K-콘텐츠 체험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과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여행 경험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외국인 고객이 찾는 쇼핑 명소로 거듭나는 롯데마트의 경우도 맞이를 완료했다. 특히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외국인 고객에게서 발생할 만큼 외국인 방문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를 고려해 롯데마트는 외국인 특화 10개 점포에서 ‘K-푸드 페스타’를 진행한다. 대상 점포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제타플렉스 잠실점·월드타워점·광복점·동부산점·부산점·제주점·김포공항점·영종도점·송도점 등 총 10곳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교통 요지나 주요 관광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견과류, 김스낵, K-뷰티 상품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것에 중점을 뒀다. 동시에 해외 옥외광고와 SNS 계정 오픈 등 고객 소통 채널을 강화한다. 롯데마트는 9월 말 중국의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샤오홍슈'에 공식 계정을 개설하고 일본인 관광객 대상으로는 인스타그램 채널을 신규 개설해 동아시아권 외국인 고객과의 접점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시내를 오고가는 관광객을 중심으로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 채널의 경우도 만반의 준비를 한 만큼 중국인 단체 관광객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해외 관광객 특수를 누리고 있다. GS25가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 등 외국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발생한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올해 1월~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5% 신장했으며 지난 2023년 동기 매출과 비교할 시 무려 312.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K편의점이 한국 방문 시 꼭 들려야 하는 이른바 ‘관광 코스’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예컨대 바나나우유, 반숙란, 맥주 등의 전통적 강세 상품과 함께 편의점 하이볼, 디저트빵, 그릭요거트, K팝 앨범 등이 해외 관광객의 새로운 인기 상품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GS25는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협업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 정식 출시하며 내·외국인 유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GS25의 ‘케데헌’ 협업 상품은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기획됐으며 업계 단독으로 운영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가세 즉시 환급(Tax Refund) 서비스 캐시백 프로모션을 펼친다.
CU 택스 리펀 서비스는 사후 환급 절차 없이 바로 부가세가 차감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전국 총 600여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별도 단말기 없이 POS 스캐너로 고객의 여권(실물, 모바일)을 스캔함으로써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과 2025 APEC 경주 정상회담을 앞두고 편의점의 택스 리펀 서비스를 확대해 외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를 돕고 내수 진작에도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롯데면세점과 중국인들의 이용률이 높은 위챗페이와 손잡고 K-쇼핑문화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전국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위챗페이를 처음으로 결제하면 다음 방문 시점에 세븐일레븐에서 사용 가능한 7위안(한화 약 1400원) 쿠폰과 롯데면세점에서 이용 가능한 50위안(한화 약 1만원) 쿠폰을 제공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K-편의점이 해외 여행객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자리잡음에 따라 관련 서비스 확대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