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브리핑] 카톡 15년만에 대규모 개편 '엇갈린 시선'…신세계그룹, 실적 부진한 8개 계열사 대표 '물갈이'
[SRT(에스알 타임스) 이정우 기자] 이번주 산업계에서는 카카오가 15년만에 역대급 카카오톡 개편을 단행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카카오톡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결합해 목적형 메신저에서 탐색형 서비스로 진화합니다. 이용자의 편의성과 관계성 확대에 AI 활용의 초점을 맞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겠다는 목표입니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는 친구 탭 개편 등의 업데이트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통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실적과 성과를 바탕으로 계열사 8곳의 대표를 교체하고,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 임원의 20%를 바꾸는 대규모 ‘쇄신’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특히 80년대생 40대 대표들이 대거 발탁됐습니다. 이번 정기 인사는 지난해보다 한 달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인사를 통해 빠르게 내년도 경영전략을 수립하려는 모습으로 보이는 만큼 재계에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젊은 인재 수혈·인력 재편…삼성·LG의 균형 찾기
삼성과 LG가 대규모 신규 채용을 통해 청년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낸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성장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젊은 피’를 적극 수혈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낮아진 TV·가전 부문에서는 희망퇴직과 조직 재편을 통해 인력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두 그룹 모두 신규 채용과 인력 조정이라는 상반된 카드를 꺼내며 성장 동력 확보와 기존 사업 안정화를 위한 균형점을 찾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반도체와 AI, 바이오 등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간 1만2,000명 규모로 향후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LG는 향후 3년간 신입 7,000명을 포함해 1만 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AI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생태계도 확장 중이다. 반면 같은 시기 가전 부문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병행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소비 둔화와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겹친 데 따른 TV 시장 수익성 악화가 신호탄이 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지난달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본부 소속 50세 이상 직원과 수 년간 성과가 낮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 삼성전자는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 경영·개발 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하는 경영진단을 진행하고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제안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TV 칩 개발 엔지니어 일부를 타 부서로 전환 배치하는 등 인력구조 전환에 나섰다.
◆카카오, 15년 만의 카톡 대규모 개편…"한 방은 없었다"
카카오가 23일 연례행사 ‘이프 카카오 2025’를 열고 새 AI 전략을 공개했지만 시장 반응은 실망스러운 분위기다. 오픈AI의 챗GPT와 자체 개발 모델 ‘카나나’를 결합한 에이전트 서비스가 핵심으로 소개됐고, 증권가에서도 카카오톡 생태계 확장을 통한 성장 모멘텀에 주목했다. 다만 발표 직후 주가는 4% 이상 떨어지며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컨퍼런스에서 15년 만의 카카오톡 대대적 개편과 챗GPT 기반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번 개편안 속 채팅방 폴더나 메시지 수정 기능은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개선책에 가까웠고, 보이스톡 녹음과 요약 기능은 이미 SKT, KT 등 통신사 앱에서 제공 중인 기능이다. 맥락 이해를 앞세워 제안하는 기능은 대화 중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추천성 알림과 팝업에 가까워 ‘광고성 수신’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프로필을 피드형으로 바꿔 친구들의 게시물을 타임라인처럼 보여주는 방식이나 추가된 숏폼 기능 등은 기존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소셜미디어 기능과 다를 바 없어 기대 이상의 신선함은 없었다는 평가다. 이번 개편이 본격적인 수익성 증대로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AI 서비스의 상용화 속도와 수익화 가능성이 불투명해, 관련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리·규제·과징금 맞물려…실적 부담 커진 은행권
국내 시중은행의 실적 부담 요인이 늘고 있다.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10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 대규모 과징금 리스크가 은행권 수익성에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한국금융연구원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022년 하반기 1.71%에서 올해 들어 1.50%로 낮아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상반기 NIM은 1.55%로 전년 동기(1.6%)대비 하락했다. NIM은 금융사의 수익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은행이 대출 등으로 벌어들인 자산 운용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권의 전체 이익은 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만큼 NIM과 대출 규모 등 이자 이익 규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국내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은 지난 2022년 말 94.1%까지 올랐다가 올해 상반기 85.1%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 국면이 은행권의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대출금리와 기존 대출 이자율이 동반 하락해 이자수익 축소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6·27 부동산대책,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 등 정부의 규제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제약사 불법 리베이트 최근 6년간 9건…과징금 300억원 달해
제약회사가 불법 리베이트 제공 후 보건당국에 적발된 사례가 최근 6년간 9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작년까지 건강보험 약제 관련 리베이트 행정처분 건수는 9건으로 집계됐다. 행정처분을 받은 제약사는 2019년과 2022년 2차례 적발된 동아에스티 등 8곳이었다. 행정처분 건수는 2019년과 2021년 각각 3건에서 2022년 2건으로 줄었고 2023년에는 0건이었으나 작년에 유영제약이 적발되며 1건이 늘었다. 유영제약은 같은해 9월 약가 1.74~20% 인하와 급여정지 1개월, 과징금 40억원 처분을 받았다. 전체 행정처분에 대한 과징금은 총 311억3,700만원이었다. 동아에스티가 2019년 138억원, 2022년 108억원 등 모두 246억원을 부과받아 총부과액의 79%를 차지했다. 김미애 의원은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제약사의 리베이트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반복해서 내고도 여전히 불법을 일삼는 기업들은 환자와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세계그룹, 박주형 대표·문성욱 대표 사장 승진…40대 신임 임원 '44%’
신세계그룹이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26일 단행했다. 이번 정기 인사는 지난해보다 한 달 빠르게 이뤄졌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일찍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신세계그룹은 “회사가 당면한 과제를 신속하게 실행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한 발 앞서 준비하고자 조기 인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을 제1 목표로 어느 때보다 성과주의 기조를 강화했다. 이번에 신임 임원으로 선임된 32명 중 절반 가까운 14명이 40대다. 40대 임원들의 대거 발탁으로 전체 임원 중 40대 비율은 16%로 종전보다 그 비중이 약 2배로 커졌다. 이러한 젊은 리더들의 전진 배치는신세계그룹이 추진해 온 업무역량과 성과 기반 인재양성 시스템을 잘 보여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성과주의를 구현한 새로운 리더십을 토대로 본업 경쟁력 극대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