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와 손잡은 지마켓…중소 이커머스 경쟁 첨예 양상

2025-09-24     박현주 기자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 로고 ©각사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지마켓과 알리의 기업결합이 승인되면서 이커머스 업계 판도가 또 한번 변화를 겪을 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활발해진 온라인쇼핑거래로 크게 성장했고 이후 쿠팡의 흑자전환, 중국이커머스 국내 상륙 등을 기점으로 변화가 촉발됐다.

현재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양강인 가운데 SSG닷컴, 컬리, 11번가, 롯데온 등이 거대 플랫폼 협업과 경영효율화를 통해 수익확보에 총력인 상황이다. 동시에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를 지속 시도하고 있다.

◆'지마켓 + 알리' 몸집 커져…3파 구도화 조짐

지마켓과 알리 각사의 점유율과 월간활성화이용자지수(MAU)가 합쳐지며 시장구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18일 신세계와 알리바바 그룹이 지마켓·알리 합작회사(JV)를 설립해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공동으로 지배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시장점유율 37.1%로 1위 사업자이고 지마켓은 시장점유율 3.9%의 4위 사업자이다. 기업결합 이후 지마켓·알리 합작회사는 합산 시장점유율 41%로, 중국발 상품 점유율 확장세와 알리익스프레스의 공격적 진출을 고려했을 때 점유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MAU 합산하면 2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MAU는 쿠팡이 3,422만명으로 1위로 이어 알리(920만명)와 테무(812만명), 11번가(796만명), 지마켓(668만명), 네이버플러스 스토어(431만명) 등의 순이다. 알리·지마켓·옥션(266만명) MAU를 합산하면 쿠팡 다음으로 높은 MAU를 확보한다.

이같이 점유율과 국내 MAU를 감안하면 지마켓·알리의 기업결합은 쿠팡과 네이버에 이은 3위 사업자로 3파 구도가 예상된다.

◆국내 이커머스 연합·효율화로 수익확보 각축전

지마켓·알리 연합 등장으로 이커머스 간 경쟁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거대 플랫폼과의 연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확보 각축전 양상이다.

SSG닷컴은 모회사 이마트의 신선식품 경쟁력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CJ대한통운과 협업해 배송력을 강화하고 있다. 쓱배송 바로퀵 등 다양한 배송 옵션을 확대하며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컬리는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공동 TF를 꾸려 컬리N마트를 오픈하고 물류·마케팅 협력을 강화했다. 컬리넥스트마일은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에 합류해 스마트스토어 상품의 새벽배송도 시작했다.

11번가는 대규모 프로모션과 내실 경영으로 적자 개선에 집중한다. 디지털십일절에 이어 그랜드십일절을 준비하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롯데온은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서비스와 계열사 시너지를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린다. 롯데 레드페스티벌·엘데이 등 대규모 프로모션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강도가 매우 높다"며 "지마켓과 알리의 결합은 이커머스 시장 경쟁강도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한 결합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재작년 국내시장 진출을 본격한 이후 갖은 이슈 발생으로 중국 이커머스가 언뜻 힘을 못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용하다고 해서 존재감이 없는 건 아니다"라며 "막강한 자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한다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지마켓 알리 결합은 시너지 창출보다는 몸집 키우기와 회계상 적자인 신세계그룹 이커머스의 재무부담을 덜어내는 것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공정위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간 국내 소비자 정보를 차단하는 것을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한 것에서 비롯된다. 이커머스 사업 전개에 있어,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데이터 공유가 차단돼 시너지 창출 극대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이다.

이에 신세계그룹 측은 이 같은 견해에 대해 반박했다. 그룹 관계자는 "해외직구 시 알리가 국내 소비자 데이터 이용을 금지하는 것이며 해외직구 외 시장에서는 데이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결합으로 지마켓을 통한 K셀러들의 수출판로가 확장되면서 글로벌 판매 증대 등 수익 시너지가 생긴다"며 "이는 K셀러의 가격경쟁력 확보로도 이어져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시너지를 창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