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연구기관장 간담회서 “생산적 금융·고령화 대응 최우선” 강조
[SRT(에스알 타임스) 김남규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국내 7개 연구기관장과 만나 한국 금융의 장기적 발전 방향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 고령화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금융시장안정국 관계자와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삼성글로벌리서치, KB경영연구소,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원장과 소장들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지금의 한국 금융은 저성장 고착화와 급속한 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금융이 경제 성장과 사회적 문제 해결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할 시점”며 “부동산 등 비생산적 자금에 묶인 자원이 혁신 성장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금융권과 소통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자금 공급과 고령화로 변화하는 금융 수요를 소비·투자·복지와 연결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특히 부동산에 묶인 고령층 자금을 연금·신탁 상품으로 유동화하고, 건강관리와 주거를 결합한 노인복지주택 사업을 리츠와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자본시장 성장과 복지 증진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관세 충격 등 대외 위험 요인에 대비하고, 가계부채 안정과 주택개발 자금 공급을 원활히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참석 기관장들도 다양한 제언을 내놓았다. 이항용 금융연구원장은 “장기적으로 부동산 중심 금융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금융회사의 경쟁력과 건전성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벤처·스타트업 등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확대를 통해 자본시장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장기투자시장 조성과 규제 재검토를 통한 장기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원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활성화, RWA 가중치 조정, 실버산업 금융·세제 지원 등 생산적 금융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으며, 김원준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장은 “은퇴금융 강화와 신탁 활용을 통한 세대 간 부 이전 활성화 및 고령층 건강·요양 수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모험자본 투자와 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금융회사의 주도적 역할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신동 KB경영연구소 소장은 “국민과 기업이 금융시스템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권을 지원하고, 금융회사는 장기적 안목으로 생산적 금융과 고령화 대응에 힘써야 한다”며 연구기관들의 지속적 제언과 협력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