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AF2025, 허평강 감독 작품 등 장편 경쟁 부문 9편 발표

2025-09-09     심우진 기자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BIAF2025

허평강 감독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공개

미셸 공드리 감독 신작 '마야, 제목을 정해줘' 등 경쟁 부분 작품 발표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27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2025)이 올해 장편 경쟁 부문에 오른 9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올해 경쟁 부문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예술적 시도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다.

매드하우스 출신 베테랑 애니메이터 허평강 감독의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가 경쟁 부분에 올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성인이 된 아이들이 순례의 길에 오르지만, 일부는 끝내 돌아오지 않는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호기심 많은 데이지와 그녀를 기억하는 소피의 여정을 따라간다. 김초엽 작가의 SF소설을 원작으로 인간성 회복과 불완전함의 가치에 대해 성찰하는 작품이다. 박지후, 김향기, 이주영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차오' ⓒBIAF2025

개막작으로 선정된 일본 아오키 야스히로 감독의 '차오'는 인간과 인어가 공존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 스테판과 인어 공주 차오의 기묘한 결혼 생활을 다룬다. 화려한 작화와 유쾌한 사건 속에서 두 인물은 과거의 비밀과 마주하며, 환상적 서사는 진정한 해피엔딩이 가능할지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안시애니메이션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리틀 아멜리' ⓒBIAF2025

프랑스 메일리스 발라데, 리안 조 한 감독의 '리틀 아멜리'는 자기중심적 세계에 머물던 소녀 아멜리가 외할머니와 가정부를 통해 타인의 마음을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흐릿한 색감, 벚꽃과 축제의 풍경은 어린 시선의 순수함을 포착하며 따뜻한 공감의 여정을 담아냈다. 칸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에서 공개된 작품이다.

▲'불의 원숭이, 란비와' ⓒBIAF2025

중국 리웬유 감독의 '불의 원숭이, 란비와'는 치앙족 전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원숭이 란비와의 생애를 다룬다. 불의 돌을 찾아 떠나는 모험 속에서 전통 수묵화 기법과 다채로운 질감을 결합해 풍부하고 감각적인 서사를 구현했다. '퍼햅스 러브', '야연', '사랑과 죽음의 방정식'으로 중화권 영화제를 휩쓴 저우쉰(주신)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베를린영화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하다.

▲'모호의  숲' ⓒBIAF2025

캐나다·프랑스 합작인 펠릭스 뒤포 라페리에르 감독의 '모호의 숲'은 실패한 혁명가 엘렌이 환각의 숲에서 망령 같은 동료들과 방황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죄책감과 기억의 파편이 몽환적 색채와 실험적 사운드 그리고 역동적인 2D 작화로 펼쳐지며, 행동주의가 남긴 상처를 촉각적으로 전한다.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작품이다.

▲'마야, 제목을 정해줘' ⓒBIAF2025

'이터널 선샤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거장 미셸 공드리 감독의 신작 '마야, 제목을 정해줘'도 경쟁작에 선정됐다. 종이로 세계를 창조하는 소녀 마야의 상상력을 중심으로, 종이의 접히고 구겨지는 질감을 활용해 현실과 감정을 시각화한다. 컷아웃 애니메이션과 실사 촬영이 결합된 독창적 영상미가 돋보인다. 베를린영화제 수정곰상을 받았다.

▲'민들레의 오디세이' ⓒBIAF2025

프랑스·벨기에 합작인 세토 모모코 감독의 '민들레의 오디세이'는 미시 세계에서 민들레 씨앗의 여정을 장엄한 우주로 확장하는 작품이다. 260일간의 타임랩스 촬영, 3D·실사 기법을 활용해 보이지 않는 생명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기록했다. 생존과 끈기의 가치를 과학적이면서도 예술적으로 탐구하는 작품으로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받았다.

▲'알라에게는 책임이 없다' ⓒBIAF2025

벨기에·캐나다·프랑스·룩셈부르크 합작인 자벤 나자르 감독의 '알라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전쟁 속에서 어머니를 잃고 소년병이 되는 아이의 시선을 통해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내전과 부족 갈등을 다룬다. 전장의 잔혹함과 아프리카 음악이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무거운 울림을 전한다. 안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좀비 랜드 사가 유메긴가 파라다이스' ⓒBIAF2025

일본 우다 코노스케 총감독과 사토 타케루, 이시다 타카후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좀비 랜드 사가 유메긴가 파라다이스'는 좀비 아이돌 그룹 프랑슈슈가 2025년 사가 만국박람회 무대를 준비하는 가운데, 인류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존재와 맞닥뜨린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이돌 애니메이션 특유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판타지 설정이 결합된 이 작품은 일본에서 10월 24일 개봉한다.

다양한 문화와 미학이 교차하는 이번 BIAF2025 장편 경쟁 부문 라인업은 애니메이션 예술의 확장 가능성과 사회적 의미를 동시에 탐색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아카데미 공식지정 국제영화제인 BIAF2025는 오는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