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저축은행 ‘흑자’, 상호금융 ‘부진’…부실채권 정리 지속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올 상반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의 실적이 부실채권 정리 속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저축은행은 건전성을 개선해 흑자를 달성한 반면 상호금융조합은 부동산 개발성 대출 등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하며 순이익이 급감했다.
◆‘흑자 전환’ 저축은행, 연체율·건전성 지표 개선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축은행 순이익은 2,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그간 저축은행 업계가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선제적 충당금 적립, 부실여신 감축 등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가 영향을 준 결과다.
저축은행 총자산은 118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8% 감소했다. 부실채권 정리와 건전성 관리를 위한 보수적 영업 전략에 따라 기업대출 위주로 대출자산이 감소한 데 기인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기업대출은 46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5% 줄었고, 가계대출은 41조1,000억 원으로 1.6% 늘었다. 수신은 99조5,000억원으로 2.6% 줄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14조9,000억원으로, 순이익 발생에 따른 이익잉여금 증가 등으로 전년 말 대비 2.6% 늘었다.
특히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
연체율은 7.53%로 전년 말 대비 0.99%포인트(p) 하락했는데, 이는 부동산 PF 공동펀드 매각 등 적극적인 매·상각이 영향을 미쳤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6%로 0.07%p 올랐지만, 기업대출 연체율은 10.82%로 1.99%p 내렸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49%로 전년 말 대비 1.19%p 개선됐다. 유동성비율은 189.26%, 대손충당금비율은 111.95%로, 법정 기준 100% 대비 각각 89.26%p, 11.95%p를 상회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15.60%로 전년 말 대비 0.62%p 상승했다. 증자 등 자기자본 증가와 대출자산 감소에 따라 역대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은 6,000억원 감소했고, 순이익 발생으로 자기자본이 5,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저축은행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 지연과 거래자 상환능력 저하 등 자산건전성 악화 요인과 부정적 영업환경은 여전히 존재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업계는 앞으로도 자산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부동산 PF 공동펀드 매각과 개인·개인사업자 공동매각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하반기 가동되는 부실채권 전문관리회사를 통해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호금융 순이익 60% 감소…부실채권 관리 주목
상호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4,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감소했다. 그동안 상호금융이 부실정리에 소극적이었고, 부동산 개발성 대출 부실이 대손비용 증가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사업부문의 적자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신용사업부문에서는 이자이익이 감소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했다.
금감원은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향후 부실정리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며 손익구조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말 상호금융 총자산은 775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3% 증가했다. 총여신은 535조원으로 2.5% 늘었고, 총수신은 666조4,000억원으로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5.7%로 1.16%p 악화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2.27%로 0.36%p 상승했고, 기업대출은 8.48%로 1.73%p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27%로 1.01%p 올랐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1.6%로 7.7%p 하락했고, 순자본비율은 7.91%로 0.22%p 낮아졌다.
상호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건전성 관리를 통해 금융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 실적과 관련해 “하반기에도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충분한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지도해 자산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것”이라며 “연체율이 높은 회사·조합을 중심으로 건전성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현장검사를 통해 신속한 부실감축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