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게 섰거라”…‘모임통장’ 선두 추격 나선 금융권

2025-08-12     유안나 기자
▲챗GPT 제작 이미지.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편의 기능을 강화하고 타깃 고객층을 세분화한 모임통장 서비스가 금융권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동호회, 친목 모임 회비 관리 용도로 사용되던 모임통장이 부부·커플, 가족 생활비 관리 등 활용 범위를 넓혀가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금융권 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모임통장 서비스를 가장 먼저 출시한 카카오뱅크는 최근 이용자수 1,200만명을 돌파하며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선두 추격에 나선 형국이다.

모임통장은 여러 사람이 함께 자금을 모으고 관리하는 통장이다. 특정 모임의 회비 운영에 효율적인 금융 서비스로, 모든 구성원이 입출금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투명성도 높다. 개인 계좌와 분리해 자금을 관리할 수 있어, 모임 구성원 간 분쟁이나 금전 실수 가능성을 줄여 신뢰 높일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모임통장에 정기적으로 회비가 입금돼 안정적인 수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리가 낮아 조달 비용 부담도 적고, 다수의 모임원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해 향후 주거래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모임통장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금융권 내 고객 유치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출시 7년 만인 올해 상반기까지 이용자 수 1,200만명을 확보하는 데 성공해 모임통장 시장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지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 잔액은 전년 대비 2조원 이상 증가한 10조원을 기록해, 총 대출 잔액인 44조8,000억원의 22.3%를 차지할만큼 성장했다. 오는 4분기에는 모임통장에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기반의 ‘AI모임총무’ 기능을 추가해 편의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회비관리 등 모임주의 필수 역할을 편리하게 해결해줘 모임통장의 상품성과 편의성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최근 선보인 AI 검색, AI 금융계산기에 이어 모임통장 등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접목해 금융생활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도 관련 상품을 속속 선이보고 선두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다양한 모임을 간편하게 운영할 수 있는 ‘NH올원모임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 앱으로 간편하게 모임에 참여하고 회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모임 전용 가상계좌를 부여해 모임주가 변경되도 기존 자동이체 거래가 유지되고, 회비내역 자동분류, 모임일정 알림톡 발송 등 다양한 관리 기능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SOL모임통장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동호회, 친목모임, 부부·커플 등 2인 모임 자금관리용 통장을 선보여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다음달 12일까지 여행지원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6월 공동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모임통장 서비스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카카오톡이나 연락처에 있는 지인에게 초대 링크를 보내고, 메시지를 받은 지인이 이를 수락하는 방식으로 모임 구성원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초대받은 모임원은 부산은행 입출금계좌가 없어도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정기회비 기능을 선택하면 모임원들의 회비 납부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해 미납 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후발 주자라는 역세를 만회하기 위해 모임통장 서비스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67개 저축은행은 오는 9월 저축은행 업계의 통합금융앱인 ‘SB톡톡 플러스’에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서비스 차별화로 틈새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 대학 동아리·동호회·사내 소모임에 특화된 ‘동아리통장’을 선보인데 이어, 6월에는 기존 모임통장에 부부 맞춤형 자산관리 기능을 추가한 ‘부부통장’ 서비스를 선보였다. 예산 설정, 공동생활비 관리, 가계 전체 자산 현황 파악 등 가족 단위의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여권을 활용한 실명확인 방식을 도입해 만 14세 이상 청소년도 모임통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앞으로도 모임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