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코인 투자 장면에 대한 극한 반응 예상 못 해"

2025-08-10     심우진 기자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넷플릭스

"층간소음, 부실공사, 영끌에 한국 부동산 현실 녹아있어"

"공간을 배우들 에너지로 채워 더 힘이 들어간 플롯 나와"

"결말에서 콘크리트 괴물 같은 아파트 이미지 넣어"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로 데뷔한 김태준 감독은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시대에서 스마트폰 해킹이라는 소재를 스릴러 장르와 접목해 현실밀착 스릴러의 진수를 선보였다. 

신선한 소재와 세밀하고 몰입감 넘치는 연출로 데뷔작임에도 높은 평가를 받은 그가 이번 '84제곱미터'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스릴러를 선보였다. 김태준 감독은 많은 이들이 겪고 있고, 겪었기에 시의성과 공감대 높은 소재인 층간소음을 중심으로, 다양한 욕망이 폭발하고 충돌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강렬한 서스펜스 속에 풀어냈다.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은 물론, 이들이 층간소음으로 인해 벌이는 첨예한 갈등과 이권 다툼을 몰입감 높은 스릴러로 완성했다. SR타임스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김태준 감독을 만나 영화 '84제곱미터'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작품 공개 후 시청자 반응에 대한 소감을 전한다면 

한국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외국 분들도 이 이야기에 공감을 많이 해 주고 계시구나 싶어서 좀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어요.

특히 일본이나 홍콩처럼 우리와 주거 환경이 비슷한 나라들에서 공감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아서, 그런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또 영화를 보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이 영화가 스트레스를 주고, 기 빨리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분들도 있고, 반대로 힘들게 느끼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모든 반응을 다 찾아보면서 다양한 의견들에 공감하면서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Q. 층간소음, 부실시공, 계층 갈등, 선정적 저널리즘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제가 처음에 이 층간소음이라는 소재를 선택하고 조사를 하기 시작했을 때, 마침 부실 시공 관련 기사들이 막 나오기 시작했어요. 거기다가 영끌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큰 화두로 떠오르던 시기였어요. 이 단어들을 이어서 생각해보면 인생을 바쳐가며 영끌해서 부실 시공된 층간소음이 심한 아파트를 사기 위해 달려가는 거잖아요. 굉장히 이질적인 세 가지 단어가 동시에 거론된다는 게 너무나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어요.

사실 처음에는 이 영화 제목이 '공동주택'이었거든요. 그냥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층간소음 갈등과 사람들 간의 소동극 정도로 생각했었죠. 하지만, 조사하다 보니 층간소음을 단순히 오락적으로 소비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야기도 점점 더 확장돼 갔고요.

층간소음 안에는 한국 부동산 현실이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거예요. 현실을 그대로 옮겼을 뿐인데도 너무 매끄럽게 연결되는 확장성을 느꼈고, 그래서 이렇게 작품을 풀어나가게 됐던 것 같습니다.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넷플릭스

Q. 러닝타임 중반에 등장하는 코인 투자 장면이 굉장히 강렬하다. 시청자 반응이 갈리는 부분인데 배치 이유와 연출 의도는 무엇인지

이 영화를 구성할 때 절반으로 나눠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전반부까지는 우성이라는 인물이 우리나라 부동산 현실 속에서 유주택자로서의 시선과 행동을 보여줘요. 그러다 코인 시퀀스 이후에는 무주택자로서의 시선과 가치관으로 바뀌는 순간이 있죠.

처음엔 시선이 위를 향하고, 계속 올라가다가 은화를 만나게 돼요. 사실 전혀 비슷하지 않지만, 스스로 ‘우린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은화의 말을 들으면서 시선이 아래로 향하죠. 그런데 집을 잃고 나서는 진호의 말을 들으며 시선이 아래에서 다시 위로 향하게 돼요.

그래서 저는 이야기를 전반과 후반으로 나눠서 구성을 생각했어요. 다만 코인 신에서 그렇게 많은 분들이 극한의 감정을 느끼시고 반응하실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어요. 그만큼 집을 지킨다는 행위와 코인에 얽힌 현실적인 공감대가 컸던 것 같아요.

Q. 이 영화를 만들면서 정했던 목표가 있었다면

장르적으로는 제가 원래 스릴러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었어요. 스릴러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웠죠. 또 신인 감독으로서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 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해서 스릴러를 택했던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성격도 좀 밝고 유쾌한 그런 걸 잘 못하는 편이라서 그런 영화를 잘 보지도 못하거든요. 그래서 더 이렇게 된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이 영화는 집을 찾고, 집을 사고, 집을 지키고, 집을 되찾는 2030 청년들의 여정 같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 전체를 보면 우성이가 주체적으로 하는 게 거의 없어요. 이 사람 말에 휘둘리고 저 사람 말에 휘둘리고, 계속 휘둘리거든요.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계속 왔다 갔다 하고, 상황에 따라서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죠.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까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도 좀 힘든 감정들이 오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그렇게 강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반응을 보면 정서적으로 자신을 투영한 모습이 어느 정도 보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Q. 이 영화는 층간소음에 시달린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는데

그때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캐스팅도 시작해야 하고 해서 제일 정서적으로 힘든 시기였죠. 윗집이 새벽마다 소리 내는 것 때문에 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는데 그때 이제 아랫집에서 어느 날 항의가 들어왔어요. 처음 조카가 놀러온 날이었는데 딱 한 번 소음을 냈거든요. 저는 맨날 참았는데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두고 보자 하다가 윗집에서 정말 시끄러운 소리가 나길래 올라가서 조금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했거든요. 그런데 새벽에 뭔가 고의적으로 절 괴롭히려고 내는 듯한 소리가 나더군요. 이게 보복 층간소음인가 싶기도 하고 너무 짜증이 나서 이걸 영화로 만들어보자 생각했죠. 근데 거짓말하는 것 같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이 영화 초고를 완성하는 날 윗집이 이사갔어요. 그래서 아 윗집이 제게 작품 영감을 주시고 떠나나 보다 생각했어요. (웃음) 그런데 그날 밤에 똑같은 층간소음이 들렸던 거죠. 윗집은 범인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면서 처음으로 시야가 바뀌었고 이야기도 확장됐죠.

▲'84제곱미터' ⓒ넷플릭스

Q. 층간소음 주범이 끝까지 밝혀지지는 않은 것 같다

제가 조사를 하다 보니까 '아파트를 잘못 지어서 생기는 거다'와 '사람이 문제다'라는 의견 두 가지 입장이 팽팽하게 나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절대 어느 한쪽으로 규정 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잘못 지은 아파트에 살아도 문제없이 잘 지내는 분들이 계시고, 아무리 튼튼하게 지어도 정말 선을 넘는 분들을 만나면 층간소음에 시달릴 수 있으니까요. 

만약 제가 한쪽으로 결론을 낸다면 누군가에게 면죄부를 주는 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층간소음이 누구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는 건 위험하겠다 싶었습니다. 

층간소음 이야기를 하려면 무조건 신축 아파트를 배경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신축의 구조적 문제와 부실시공에 관한 이야기까지 넣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구축에서 촬영하면 자칫 아파트가 낡아서 생기는 문제와 분리가 안 될 것 같았어요. 근데 신축 아파트 공간은 영화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없는 공간이라서 자꾸 뒷부분 이야기를 비틀고 싶은 강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미없는 공간이다 보니 배우분들이 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어요. 배우들의 에너지로 채우고 싶다 보니까 플롯에도 힘이 더 들어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우성의 집을 감옥처럼 보이도록 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상했나

집이 보금자리가 아니고 감옥 같다는 느낌이 드는 엔딩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게 떠올랐었어요. 실제로 있는 커튼이었는데, 세트에 딱 맞게 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죠. 촬영이 연기될 뻔하기도 했고요. 커튼을 조각조각 내서 일일이 다시 붙이고 미술팀과 소품팀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근데 이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미지였어요.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이미지다 보니까 그렇게 하나하나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Q. 은화 역에 염혜란 배우를 캐스팅하게 된 이유는

은화라는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좀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인물이라서 자칫 잘못하면 재미없고 연극적으로 보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염혜란 배우가 합류하면서부터는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실 거라는 믿음이 들었어요. 염혜란 배우가 처음에는 촬영 일정 문제로 거절하셨거든요. 원래는 다른 배우를 찾아야 했는데 한 달 동안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도저히 다른 대안이 안 떠올라서 역할을 줄이거나 바꿔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 달 뒤에 거짓말처럼 원래 촬영 일정이 변경됐다고 연락을 주시더군요. 굉장히 기적처럼 느껴졌던 순간이었죠.

▲'84제곱미터' ⓒ넷플릭스

Q. 강하늘 배우가 맡은 우성 캐릭터에 대한 연출 중점은 무엇이었나

감정 이입을 빨리 시키는 게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영끌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을 초반에 좀 해소하고 싶었죠.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은 '무책임하다', '욕심이 많다' 이렇게 보기 때문에 그런 분들도 우성이를 좀 친근하게 보고 감정적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집을 지키기 위해 정말 성실하게 전기도 아껴가면서 노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초반에 좀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이미지 세팅을 했죠. 그런 것들이 감정 이입을 잘 불러일으키고 짠한 마음을 갖게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강하늘 배우의 거친 피부나 자연스러운 느낌이 제가 평소에 가장 좋아하던 이미지였습니다. 그 이미지를 우성이라는 인물에 입혔을 때 굉장히 살아나는 느낌이라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인물의 힘듦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고민을 했죠. 항상 반소매에 반바지를 입혔어요. 에어컨을 안 틀어서 땀으로 표현을 한다거나, 수염 길이로도 이 인물의 심리를 표현한다거나 하는 디테일에 신경을 썼습니다.

현장에서 굉장히 놀랐던 건 강하늘 배우가 젊은데도 불구하고 그 엄청난 리더라는 점이었어요. 현장 분위기를 정말 잘 이끌어서 스태프들이 강하늘 배우 덕분에 즐겁게 작업을 했죠. 우성이라는 인물이 모든 회차에 나오고, 체력적으로도 힘든데 심지어 모든 장면에서 표현해야 하는 감정들이 다 다르거든요. 연기를 준비하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현장 분위기까지 이끌어가는 모습이 굉장히 놀라웠어요. 이건 그냥 마음먹는다고 되는 건 아니라서 정말 고마웠죠. 덕분에 작품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Q. 진호 역에 서현우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는 

서현우 배우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외적으로나 언어적으로 캐릭터의 특징을 강력하게 전달하는 연기를 많이 하셨다고 생각해요. 머리를 밀기도 하고, 몸을 찌우기도 하고, 중국어부터 온갖 팔도 사투리를 다 쓰시면서 장르 인물을 아주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데 정말 대단한 노력을 하시는 분이고 그런 것에 특화된 배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예전부터 서현우 배우를 보면서 외피를 다 빼고 민낯으로 연기를 했을 때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진호라는 인물이 처음에는 외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안 돼야 하고, 좀 이중적인 느낌을 줘야 해서 특별한 분장 없이 이번에 정말 생얼로 가보자가 제일 큰 포인트였죠. 높은 텐션 연기를 후반부 거의 30분 동안 이끌고 갈 수 있고, 그 뒤로 계속 올라가는 엄청난 에너지를 다 소화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서현우 배우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호는 항상 뒤에 숨어서 일하던 사람인데 이제는 한 번에 정점에 오르고 싶다는 욕망이 있지 않았을까요? 명예도 돈도 생기는 그런 것에 목말랐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Q. 층간소음과 배경음악이 섞여 들리는 연출이 블쾌하면서도 서스펜스를 높이는 효과를 준다. 사운드 설계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층간소음은 무조건 듣기 싫을 수밖에 없는 소리잖아요. 근데 이게 또 영화의 제일 중요한 소재라서 사운드에 대한 설계를 정말 오래 고민했었어요. 믹싱팀하고 같이 사운드 배치만 한 달 넘게 했던 것 같고, 볼륨 조절도 후반 작업 내내 했거든요.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달라서 굉장히 어려웠는데, 중심으로 잡았던 건 우성의 심리에 따라서 소음 종류와 크기를 바꿔가자는 거 였어요.

그래서 보시면 초반에는 일상적인 소리에서 크게 시작해요. 그러다가 우성이의 심리에 따라서 다시 작아졌다가 또다시 커지죠. 그리고 소음이 일상적인 소리에서 조금 더 인위적인 소리로 바뀌고요. 그런 식으로 우성이의 심리를 그냥 소음으로 표현하자고 생각했죠. 그러면 이게 따로 놀지 않고 우성이의 얼굴과 같이 합쳐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생각보다 소음의 볼륨은 크지 않은데, 우성이가 힘들 때는 더 크게 느껴지거든요. 저희가 볼륨을 더 올린 건 아닌데도 말이죠.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넷플릭스

Q. 마지막에 우성이 웃는 장면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나

결말에서 항상 집으로 보던 그런 아파트 이미지가 아니고, 굉장히 지옥 같고 콘크리트 괴물 같은 이미지를 꼭 넣고 싶었거든요. 우성이 눈에는 이제 더는 집이 아니고, 그냥 콘크리트 덩어리로 변해버린 것 같은 느낌인 거죠. 그런데도 돌아와서 그 콘크리트 덩어리가 잘 있나 확인하고, 등기부 등본을 봐요. 자기 자신은 지키지 못했지만, 아파트는 지킨 사람이 된 거예요. 마지막에 이런 씁쓸한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우성이를 따라 감정을 몰입해 1인칭 느낌으로 따라왔다면, 마지막에는 굉장히 씁쓸한 현실인 거죠. 그렇게 힘든 일을 겪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다시 이 환경에 다시 들어와서 살 수밖에 없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죠. 그리고 점점 거리를 두면서 감옥에 갇힌 듯한 이미지를 주고 이게 우리의 모습이라는 걸 담담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윗집도 아랫집도 사람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층간소음은 나고 있어요. 다른 건 변한 것이 없는데 우성이만이 뭔가 변해있는 거죠.

Q. 패티 김의 '서울의 찬가'를 사용한 이유가 있다면

제가 어릴 때 야구장에 가면 항상 들렸던 노래예요. 60년이 넘었지만, 시대를 여전히 관통하고 있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 노래를 찾아보니까 두 가지 버전이 있어서 사용했어요. 

우성의 변화에 맞춰서 처음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쾌하고 희망적인 '서울의 찬가'였다면, 엔딩에는 조금 구슬프기도 한 다른 버전의 곡을 넣었어요. 

Q. 스크린 상영 영화를 만들 생각도 있는지 궁금하다. '84제곱미터'를 스크린 상영했다면 반응이 달랐을 것 같은데

당연히 스크린 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스크린 영화에 대한 마음이 있죠. 근데 저는 어쨌든 지금까지 제가 하려는 작품에 대해 가장 애정을 갖고 도와준 곳이 넷플릭스였기 때문에 굉장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스크린 영화를 하고 싶죠. 근데 그건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작품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투자사와 제작사인데, 저를 포함해 셋이 같은 곳을 보고 같은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만 합니다. 저는 제 자식 같은 이 작품을 가장 사랑해 줄 수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같이 하는 게 그 작품을 위해서 맞다고 생각하죠. 이번 작품에서 이렇게 몰아붙일 수 있었던 건 또 넷플릭스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용산 CGV 4개관 정도에서 시사회를 했었는데요. 그때는 좀 당황스러울 정도로 반응들이 되게 좋았었어요. 특히 코인 신에서는 다 같이 손뼉도 치고 응원하고, 제가 재미를 주고자 했던 포인트에서 다 웃어주시고요. 굉장히 인상 깊었던 순간이었고, 그때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영화는 같이 본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