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상반기 비이자수익 비중 36%…플랫폼·AI 성장 가속

2025-08-07     유안나 기자
ⓒ카카오뱅크

2분기 수신 잔액 63조 ↑…‘수신 중심 전략’ 강화
AI 기술 적용 서비스 확대…스테이블코인 사업 모색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카카오뱅크가 상반기 비이자수익 비중을 36%까지 끌어올리며, 수수료·플랫폼 중심의 사업 다각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출 중심의 전통적인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플랫폼과 인공지능(AI) 기반 상품,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수익 모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수익은 5,626억원으로 전년 동기(2,709억원) 대비 30.4% 증가했다. 이는 전체 영업수익의 36%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32억원, 당기순이익은 2,637억원으로 각각 11.0%, 14.0% 증가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대출 규제로 은행권이 여신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수수료와 플랫폼, 투자금융자산 수익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핵심 수익원인 여신이자수익은 9,9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총 여신 잔액은 44조8,000억원이며, 가계대출 증가분은 2,400억원에 그쳤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6일 상반기 실적 공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으로 하반기 가계대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라며 수신 위주의 전략을 강화해 현재 70% 초반의 예대율을 올해 하반기 60% 후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투자금융 경쟁력 강화…수신 확대한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출, 투자, 지급결제 등 다양한 부문에서 플랫폼 역량이 강화됐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수수료·플랫폼 수익으로 1,5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뱅크 ‘대출 비교 서비스’의 제휴사는 70여 곳으로 확대됐다. 이는 카카오뱅크 앱에서 타 금융사의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다. 2분기 카카오뱅크 대출 비교 서비스를 통해 제휴 금융사의 대출을 실행한 금액은 1조3,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투자 상품 라인업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6월 선보인 머니마켓펀드(MMF) 기반 파킹형 투자 상품 ‘MMF박스’는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잔고 5,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증권사 주식계좌 개설’을 비롯해 ‘국내·해외주식 투자 서비스’, ‘공모주 청약 서비스’, ‘증권사 IRP 혜택 비교하기’, ‘펀드 판매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고객 기반의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신 성장을 더 끌어올릴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2분기 말 고객 수는 2,586만명으로, 올해 상반기 약 100만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됐다. 2분기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분기 대비 100만명가량 늘어난 1,990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6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시중은행 iM뱅크(아이엠뱅크)의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iM뱅크의 올해 1분기와 상반기 수신잔액은 각각 66조3,620억원, 66조9,333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수신 상품과 고객 기반 성장을 바탕으로 2027년까지 3,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총 수신 9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기반 서비스 확대…스테이블코인 사업도 모색

카카오뱅크는 AI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를 확대하고 디지털자산 사업 검토 등 혁신을 가속화한다.

오는 3분기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통장과 적금 상품인 ‘우리아이서비스’를 출시한다. 또 4분기에는 대화형 AI 서비스 기반의 ‘AI모임총무’ 기능을 모임통장에 적용해 모임통장의 상품성과 편의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관련 분야에서도 다양한 사업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등 계열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그룹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다수 출원했다. 

권 CFO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법제화 이전 단계라 변동성이 커 명확한 전략을 설명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카카오 그룹 TF가 역량을 모으고 있어, 발행, 유통, 중개, 보관, 결제 등 다양한 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