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결제 방식 따라 사용처 다르다?…논란 살펴보니
본사 매출 반영 PG사 ‘더 제한적’
가맹점 매출 기준 티오더 등 VAN사 “문제 없다” 해명 중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도입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일부 현장에서 사실관계를 둘러싼 혼선을 빚고 있다. 특히 테이블오더 시스템을 사용하는 매장에서 쿠폰 결제 가능 여부를 두고 소비자들의 오해가 확산되자, 관련 업계에서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는 모습이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일주일 만에 약 3,967만명이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예상 지급 대상자의 78.4%에 해당하는 수치로, 총 신청 금액은 약 7조1,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가맹점과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소비자가 분명 소상공인 매장에서 식사했음에도 테이블오더를 통해 결제를 시도할 경우, 시스템상 결제가 불가능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핵심은 ‘PG사’와 ‘VAN사’라는 결제 방식의 차이에 있다. PG사(Payment Gateway)는 전자결제대행사로, 여러 가맹점의 매출을 통합 관리하는 구조다. 이 경우 실제 판매업장의 매출액과 지역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워, PG사 본사 매출로 집계돼 전체 거래액이 소상공인 기준인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실제 소상공인이더라도 정산 구조상 쿠폰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VAN사(Value-Added Network, 부가가치통신망)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카드 결제 정보를 카드사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에서는 각 가맹점의 실매출이 기준이 돼, 소상공인 매장의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결국 매장에서 사용하는 결제 시스템에 따라 동일한 소비쿠폰이라도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VAN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테이블오더 기업에서는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티오더는 태블릿으로 주문한 뒤, 매장 내 카드 단말기나 POS를 통해 실시간 결제를 완료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PG사 기반의 온라인 선결제와는 다르며, 소비자가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형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티오더 관계자는 "선결제와 후 결제 방식 모두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PG사를 거치지 않고 매장 내 카드 단말기나 연동된 정산 시스템을 통해 현장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로 소비쿠폰 사용에는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 혼선을 줄이기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매장’ 배너 이미지를 제작·배포해 사장님들이 매장 내 안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테이블오더 플랫폼인 페이히어 역시 마찬가지로 자사 테이블오더 시스템은 VAN 기반이기 때문에 소비쿠폰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객 결제 내역이 본사나 결제대행사(PG)를 거치지 않고 매장 단위로 카드사에 직접 집계·정산되는 구조로, 모든 카드사 결제 내역이 즉시 해당 매장의 실매출로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페이히어 관계자는 "당사 테이블오더와 키오스크는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에서 요구하는 '가맹점 단위 실매출'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며 "VAN 기반 결제 구조는 별도 PG 중개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아 자영업자 부담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KT의 테이블오더 브랜드인 ‘하이오더’ 역시 현장 결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존 VAN 대리점과의 계약 조건을 유지해 원칙적으로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구조다. KT 관계자는 "하이오더가 설치된 매장이라면 소비쿠폰은 문제없이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관련 혼선에 대해 별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원칙적으로 제외하며, 프랜차이즈 역시 직영점은 불가하되 가맹점은 연매출 기준에 따라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편의점(CU, GS25, 이마트24 등) 중에서도 본사 직영점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매장은 사용 가능하다. 키오스크나 테이블오더 시스템은 PG사를 통하는 경우 매출 지역 및 규모가 식별되지 않아 사용이 제한될 수 있으며, 매장 내 카드 단말기를 통한 직접 결제를 권장하고 있다. 배달앱도 원칙적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배달기사를 통해 가맹점 카드단말기로 대면 결제를 하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소비쿠폰의 사용처를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사용 가능업종에 해당하는 매장에 '소비쿠폰 사용처 스티커'를 적극 교부하고 부착하고 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쿠폰 사용 가능 매장을 안내 중이다. 카드사에서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삼성카드, 국민카드, 신한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자사 홈페이지 또는 앱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가맹점 조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군·구 및 동 단위까지 입력하면 사용 가능한 매장 목록을 확인할 수 있어, 사전 조회 후 방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