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신삼호 시공사 선정 D-1…‘우협’ HDC현산, 시공권 따낼까 

2025-07-25     최나리 기자
▲서울 서초구 방배신삼호아파트 전경. ⓒ방배신삼호아파트 재건축조합

정경구 대표, 현장 나서 강력한 수주의지에 '파격 조건'

사업 정상화 vs 장기 표류 '갈림길'…최종 결과에 주목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서울 서초구 방배신삼호 재건축 정비사업 시공사 최종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가 오는 26일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선협상대상자(우협)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분주한 모양새다. 

HDC현산은 단독입찰임에도 정경구 HDC현산 대표가 사업지 현장방문은 물론, 설명회에도 참여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데다 경쟁입찰을 버금가는 '파격 조건'을 제시하며 사업수주에 화력을 쏟고 있다.

더욱이 방배신삼호 재건축조합은 그동안 1기, 2기 집행부와의 갈등, 입찰무산, 3기 조합장 해임 등으로 여러 차례 사업이 정체돼 왔다. 일련의 진통을 겪어온 만큼 이번 총회 결과가 사업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기에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방배신삼호 재건축 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725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최고 41층, 아파트 6개 동, 920가구 규모로 추진된다. 1981년 준공한 481가구 규모의 방배신삼호 아파트를 허물고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현행법에는 시공사 선정에 한 기업만 입찰 시 경쟁 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유찰되는데, 2회 이상 유찰될 경우 조합 의결을 통해 특정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에 우협으로 선정된 HDC현산의 사업수주가 유리한 상황이다.

HDC현산은 해당 사업에 글로벌 건축그룹 SMDP가 설계를 주도한 THE SQUARE 270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는 두 개의 북측 주동이 맞물려 거대한 사각게이트 형태를 형성하는 독창적 입면 구조를 갖추면서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동일한 면이 없는 인터로킹 입면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 사업성 극대화를 위한 대안설계를 통해 신축 세대를 30가구 늘리고, 프리미엄 펜트하우스 8가구와 한강 조망이 가능한 125가구 추가 확보도 제안했다. 또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손잡고 프리미엄 조경을 선보일 계획이다.

HDC현산은 이 사업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HDC현산이 제출한 수의계약 제안서에는 ▲평당 공사비 876만원 ▲공사비 2년 유예 ▲사업비 CD+0.1% ▲분담금 입주 시 100% ▲환급금 조기 지급 ▲사업촉진비 2,000억 등 조건들이 담겼다.

업계 관계자는 “수의계약임에도 경쟁입찰보다도 더 유리한 조건이 제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는 방배신삼호를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HDC현산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앞으로 진행될 다른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 14일 정경구 대표는 주요 임원진들과 함께 방배신삼호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조합원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정경구 대표는 “방배신삼호 프로젝트 THE SQUARE 270가 방배를 넘어 반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고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단순한 재건축을 넘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일대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동안 쌓아온 신뢰와 실행력을 바탕으로 조합원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대표는 지난 19일에는 반포 엘루체 컨벤션에서 개최된 홍보설명회에도 참석해 사업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어필했다. 

정 대표는 “조합원의 신뢰에 반드시 실익으로 보답해 방배신삼호를 반포를 대표할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겠다”며 “시공을 넘어 인허가부터 준공, 사후관리까지 HDC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HDC현산은 사업 수주를 위한 진심 어린 행보 일환으로 조합원 대상 도열인사도 진행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방배신삼호를 반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직접 전달하는 자리였다”며 “진심을 담은 자세로 조합원 의견에 귀 기울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방배신삼호 재건축조합은 일부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조합의 경쟁입찰 방해 주장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참여설이 제기되면서 조합 내 갈등이 격화됐고, 결국 3기 조합장은 해임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이후 삼성물산 참여설이 사실무근으로 확인되면서 상황은 수습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 조합은 조합 정관 제4장 제16조 제6항에 따라 이모 조합장 직무대행이 사임한 후 김모 이사가 새 직무대행을 수락하며 조직 안정화에 나섰다. 다만 이번 총회에 상정된 대의원 53명 중12명 해임안이 가결될 경우 대의원회가 정족수(49명) 미달로 신규 조합장 선임 등 기능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시공사 선정과 함께 조합 내 의사결정 구조의 연속성 유지 여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이와 함께 이번 총회에서 시공사가 확정되면 사업은 연내 통합심의 등 인허가 절차에 착수하며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시공사 선정이 무산될 경우, 입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기에 사업 일정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정비사업 일몰제 적용 우려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총회는 방배신삼호 재건축이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시공사 선정이 무산될 경우 최근 정부정책과 시장상황 등을 감안할 때 사업 재추진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