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지속가능한 건축환경②] '친환경 건설' 힘쓰는 중견건설사

2025-07-23     최나리 기자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공을 들이는 요즘이다. 건설업계도 마찬가지로 해를 거듭할수록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온실가스 감축, 탈탄소 등 지속가능한 미래 건축환경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건설자재, 건축과정 등 건설현장에서 촉발되는 환경오염 이슈에 대해 프로세스 구축, 설계 최적화, 신기술 개발, 업사이클링 등의 대책을 찾는 데 고심하는 분위기다. 대형건설사, 중견건설사, 건설 후방산업인 건자재기업이 지속가능한 건축환경에 대응하는 면면을 3회에 걸쳐 조명해 봤다.<편집자주>

 

▲솔라시도 부지 내 위치한 친환경 어린이정원 '산이정원' 전경. ⓒBS한양

“환경문제는 삶과 직결…관련 사업 ‘필수’로 접근"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건설산업 전반적으로 ESG경영에 대한 책임의식이 높아지면서 대형건설사의 관련 활동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계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에 부담이 큰 중견건설사들은 친환경 등 ESG경영에 나서기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건설산업의 ESG경영 정착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보고서를 통해 “ESG가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타 산업보다도 더 클 것으로 예측되지만, 여전히 실질적 대응은 미흡하고 건설산업 내 대다수 중견, 중소건설기업의 준비상태는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산연은 “친환경 건설기술 등 기술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데 협력업체, 건설근로자, 시공 전문 건설기업 등 실행 주체들은 상대적으로 인력, 재정 조직성숙도 측면에서 취약하다”며 “건설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관련 기술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처럼 건설업계 상황은 여의치 않지만 최근 금호건설, DL건설, BS그룹, 아이에스동서, 호반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의 유의미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일상에서부터 전사적인 캠페인을 통한 친환경 현장관리를 비롯해 민간특례사업 및 국책사업 참여, 기술협약 등으로 친환경 분야로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일상부터 환경보호 실천…저공해 차량 운행

23일 각 사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지난 3월 13일부터 4월 9일까지 전사적인 친환경 캠페인 ‘그린도브 챌린지’를 펼쳤다. 그린도브 챌린지는 친환경을 상징하는 ‘그린(Green)’과 금호건설의 임직원 성금 기부 캠페인 ‘도브(DOVE)’를 결합한 이름의 캠페인으로, ESG경영과 특히 ‘환경보호’에 대한 실천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금호건설 챌린지는 ▲일회용품 줄이기 ▲텀블러·장바구니 사용 ▲플로깅(건설현장 등지에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 ▲음식물 남기지 않기 등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다양한 친환경 행동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해당 기간 금호건설 임직원들은 일상 속 사회적가치 실천 프로그램인 ‘행가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친환경 활동을 인증하거나 사내 게시판에 실천 사진을 공유하며 서로를 독려하고, 자발적인 참여문화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약 5,000건에 달하는 친환경 실천이 이뤄지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DL건설은 올해 1월 서울시의 ‘서울형 친환경공사장 이행평가’에서 ‘답십리 17구역 주택재개발’ 현장이 2년 연속 우수공사장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서울형 친환경공사장 제도는 강화된 비산먼지 억제 기준을 적용해 공사 현장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공사장에서 자발적으로 저공해 건설기계를 사용하도록 유도해 공사장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먼지를 해결하는 제도다. 서울시가 2021년에 도입했다.

답십리 17구역 주택재개발 현장은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억제하기 위해 현장의 근로자를 비롯한 모든 구성들이 직무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비산먼지 예방활동에 동참했다. 특히 ‘노후 건설기계 저공해 조치 의무화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현장에서 운행되는 차량 및 반입되는 차량이 저공해 차량으로만 운행되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BS그룹, 친환경 미래도시 ‘솔라시도’ 주목

BS한양, BS산업 등이 속한 BS그룹은 전라남도 등과 함께 전남 해남군 일대 약 2,090만㎡(632만평 규모) 부지에 대규모 민관 협력 도시개발사업인 친환경 미래도시 솔라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BS산업은 지난해 9월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World Smart City Expo, WSCE)에서 솔라시도를 소개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재생에너지 ▲스마트 모빌리티 ▲웰니스 정원 등 도시개발 비전과 추진 방향 등을 설명했다. 솔라시도는 ‘재생에너지 허브터미널’ 개념을 적용해 대규모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미래산업의 중추가 될 RE100 산업단지를 연계함으로써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는 미래도시로 개발 중이다. 

지난달에는 주한 EU대사단이 연례 워크숍(HoMs Retreat : Head of Missions Retreat)의 일환으로 솔라시도를 찾아 친환경 어린이정원인 산이정원을 둘러보고 사업 관련 브리핑을 받기도 했다. 이번 브리핑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반의 AI 데이터센터, RE100 산업단지 조성 계획과 이에 따른 향후 유입 인구를 위한 정주환경 구축 등 솔라시도의 개발현황과 비전이 공유됐다.

특히 대통령실이 지난 10일 RE100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솔리시도 개발에 호재로 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근로소득세 감면 ▲투자세 공제 ▲고용 인원에 따른 인건비 지원 등 입주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해당 정책으로 답보상태인 솔라시도 데이터 센터 투자유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 ‘인터배터리 2025’ 부스 전경.  ⓒ아이에스동서

◆건설폐기물 운반·처리, 재활용 등 친환경 분야 협력체계 구축

아이에스동서는 친환경 사업부문으로 2차전지 폐배터리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5에 참가해 한국과 유럽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밸류체인 사업을 선보였다.

앞으로도 아이에스동서는 폐배터리 회수부터 전처리(BM 등 재활용 원료 생산)와 후처리(NCM복합물, 탄산리튬 등 유가자원 회수)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핵심경쟁력을 강화해 관련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호반건설은 건설 자원순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건설폐기물 운반·처리, 재활용 등 친환경 분야의 협력체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호반건설은 건설폐기물 처리 및 건자재 전문기업 장형그룹, 재활용 솔루션 개발기업 에코리믹스와 ‘건설폐기물 자원 순환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3개사는 철거 자재, 폐콘크리트, 폐목재 등 건설 현장 폐기물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통한 제품(보도블록, 옹벽블록, 인조대리석, 저탄소 콘크리트 등) 생산에 협력한다.

여기에 더해 호반건설은 폐기물 운반 관리 디지털 플랫폼 개선 등 건설 분야 탄소 배출량 감축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워낙 안 좋다보니 웬만한 중견건설사들도 자체 사업을 영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지만, 그럼에도 미래세대를 위해 친환경 행보를 잇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며 “환경문제가 삶과 직결돼 있기에 관련 사업도 어떠한 실적과 성과를 노리기 보다는 ‘필수’라는 의식으로 접근하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