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한달 앞…이통3사 마케팅 전략 변할까

2025-06-26     방석현 기자
▲(왼쪽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사옥·KT이스트사옥·LG유플러스 용산 사옥. ⓒ각 사

광고·마케팅비 증가 따른 수익성 악영향…LG유플 취약할 듯 

온라인 가입 활성화 속 매장 수 감소 예상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7월 단통법 폐지를 앞둔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마케팅 전략 변화가 주목된다. 단통법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로 사실상 공시지원금 상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고객 유치를 위한 통신사의 과열 경쟁이 예상된다. 이통3사 모두 광고마케팅에 연간 2,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에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자회사가 부진한 LG유플러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7월 22일부터 단통법을 폐지할 예정이다.

이로인한 가장 큰 통신업계의 영향은 지원금 상한 규제가 사라지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신규 가입자 유치 시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통해 고객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일례로 KT는 최근 출시된 갤럭시S25 엣지의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각각 최대 24만원, 27만6,000원으로 책정해 모객하고 있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공시지원금의 한도가 없어져 통신사들은 고객 유치에 더 많은 금액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통3사의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에 따라 이통3사의 광고마케팅비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수익성 악화와 직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통3사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텔러콤(이하 SKT)는 지난해 광고마케팅비로 1,863억원을 썼다.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692억원, 2,109억원을 사용했는데 SKT는 광고마케팅비를 전년보다 줄인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SKT는 해킹사태로 5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다른 회사로 이동함에 따라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순익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탄탄한 자회사 덕분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5월 SKT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3.1%, 13.7% 증가한 4조 4,111억원, 3,517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와 B2B 사업의 증가가 주효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더해 6년여간 진행된 해저케이블 사업도 최근 마무리됨에 따라 사업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KT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별도 기준 18조 5,796억원 3,465억원이지만 주요 자회사들을 합친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조 4,312억원, 8,095억원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오는 8월부터 리모델링이 완료된 KT웨스트 사옥으로 이전하는데 따른 임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자회사 실적이 부진한 LG유플러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LG헬로비전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964억원, 135억원으로 매출은 전년비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비 71.5% 급감하며 부진하다. 전날 LG유플러스 노조가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연 이유도 LG유플러스가 긴축 경영을 계획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온라인 가입자의 증가에 따른 대리점 감소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속 매장을 줄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전체적인 매장수 감소가 예상된다”며 “다만 대리점 수 감소는 대리점주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들과 상생하면서 온라인 시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SKT해킹사태로 인한 이심(eSIM) 시장의 개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로인해 매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자급제폰을 온라인으로 셀프 개통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