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 톺아보기] 중동리스크에 증시 주춤…반등 이어지나

2025-06-16     유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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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새 정부 출범과 외국인 투자 유입에 상승세를 이어오던 한국 증시가 중동 리스크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과 글로벌 변수들이 여전히 잠재된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국내 정치 리스크 해소와 정책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지지하며 증시 반등을 이끌고 있다. 시장은 향후 국내 정책과 글로벌 회의, 그리고 대외 긴장 완화 여부에 주목하며 향방을 가늠하는 분위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 종가는 전장보다 52.04포인트(1.8%) 오른 2,946.66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940선을 넘은 것은 202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8.88포인트(0.31%) 오른 2,903.50으로 출발해 보합권 내 등락하다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8.4포인트(1.09%) 오른 777.26에 마쳤다. 코스닥 역시 1.22포인트(0.16%) 내린 767.64로 출발해 보합권 내 등락하다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8원 내린 1363.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있었던 지난주 금요일 1,373.2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으로 풀이된다.

중동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출범의 정책 및 증시 부양 기대감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7거래일 간 이어졌던 ‘허니문 랠리’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지자 약세로 돌아섰고, 코스피는 8거래일 만에 0.87% 내린 2894.62에 거래를 마쳤다. 

◆ 새 정부 출범 효과에 증시 랠리

앞서 6월 2주차 코스피 지수는 2,900선을 넘으며 2022년 1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 2일부터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한국 증시 랠리는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증시 부양 기대감과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달러화가 맞물리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 이후 1,480원대를 넘나들었던 원·달러 환율은 4월부터 내림세를 보이며 최근 1,360원대까지 내려왔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4월 말부터 한국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으며, 대선 직후엔 이들의 순매수 범위가 확대됐다. 외국인은 대선 이후인 3일부터 1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총 5조127억원을 사들였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달러 가치 하락)하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환차익을 볼 수 있어 외국인 수급 환경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업계에선 정치 리스크 해소, 정책 기대가 유입되며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며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이란 군·핵시설 기습 ⓒKBS뉴스화면 캡쳐

◆ 중동 위기 고조… 시장 변수는

중동 지역 위기가 고조되면서 당분간 글로벌 외환시장의 시선은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 확산 여부와 유가 흐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중동 사태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강화됨에 따라 외국인이 다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동 사태 여파로 유가와 금값은 상승세다.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현물 가격은 16일 오전 9시 20분 기준 전장 대비 0.43% 오른 온스당 3,446.94달러를 기록했다. 전고점은 지난 4월 22일 기록했던 3,500.1달러다.

이번 중동 사태가 중장기적으로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이 확전으로 이어진다면 국제유가는 지속적으로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이 장기화될 경우 위험자산 회피, 유가·물가 상승, 금리 압박 등 주식시장에 장기적 하방 압력 부여 가능성 존재"한다며 “변수는 미국의 개입과 이란의 대응이다. 미국의 중재와 이란의 제한적 대응이 나와준다면 시장은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전면전(제 3차 중동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황 연구원은 “이번 공격이 전면전에 가까운 수준인 만큼 지난해 4월 이스라엘-이란 충돌 때보다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 증시 영향은 급속한 가격조정보단 완만한 기간 조정 성격으로 한정될 개연성이 높다"며 "당분간 시장은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며 단기 속등의 열기를 식히는 숨 고르기 과정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외환시장에선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FOMC 회의 등도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5~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G7 정상회담이 미국과 기타국간 갈등만을 표출하면서 달러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미-일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에 대한 긍정적 결과가 나올지 등은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17~18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23일부터 적용되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도 증시에 영향을 줄 변수로 언급된다. 

▲'코스피5000시대'를 설명하는 이재명 신임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 캡쳐

◆ 코스피 3,000선 눈앞… 하반기엔 돌파할까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돌파한 가운데 3,000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하반기에도 증시 반등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선 경선 후보 시절부터 국내 자본시장이 과소평가 돼 있다며 선진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로드맵으로 ‘코스피 5,000시대’을 열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1일에는 서울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근절과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추진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정책을 구체화해 갈 경우 코스피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재했던 경기 부양 정책이 유입되고, 코스피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상법개정안, 자본시장선진화법 등이 마되고 있다는 점은 코스피 정상화와 저평가 완화·해소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트럼프 발 관세 및 정책은 불가피하겠으나 하반기 코스피는 추세적인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