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글로벌로지스 FI 물량 PRS로 넘기며 재무 '숨통'

2025-06-05     전지선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 택배 배송 차량. ⓒ롯데글로벌로지스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롯데그룹이 상장 무산으로 불거진 롯데글로벌로지스 재무적 투자자(FI) 풋옵션 문제를 증권사들과의 거래로 일단락하며 자금 유동성에 숨통을 틔웠다. 이번 조치로 롯데지주는 수천억 원 규모의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이고, 투자자 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오는 11일 롯데글로벌로지스 보통주 약 604만 주를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약 1,260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의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율은 약 46.04%로 낮아지게 된다.

이번 거래는 사모펀드 운용사 에이치PE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엘엘에이치(LLH)가 행사한 풋옵션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LLH는 지난달 12일 보유 지분 중 일부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주식 매수인을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으로 지정했다. 이에 두 증권사는 각각 479만 주, 125만 주가량을 인수하게 된다.

당초 롯데지주가 직접 부담해야 할 풋옵션 규모는 1,814억원에 달했으나, 이번 PRS 계약으로 그 부담을 줄이고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양측은 해당 주식에 대해 최대 3년 간의 주가수익스왑(PRS, Price Return Swap) 계약을 체결했다. 증권사가 주식을 처분할 경우, 매도금액과 계약 당시 정산 기준 금액의 차액을 정산하는 구조다. 롯데 측은 주가가 기준을 밑돌 경우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

잔여 풋옵션 물량 140만 주는 호텔롯데가 약 720억 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 에이치PE와의 투자계약을 통해 상장 실패 시 1주당 5만720원에 미달하는 경우 차액을 보전하기로 약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상장을 추진하다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를 자진 철회하면서 풋옵션 문제가 현실화됐다.

롯데그룹이 PRS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3월에도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자회사 지분 일부를 활용해 6,500억원을 조달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자회사 LCLA 지분으로 6,600억원 규모의 PRS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