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주 회복세…밸류업 기대감 ↑

2025-05-30     유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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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주춤했던 국내 대형 은행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주요 은행의 안정적인 실적 등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 국면에 진입할지 주목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주가가 일제히 전일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종가 기준 KB금융은 전일 대비 1.56% 상승한 10만4,300원에 장을 마쳤으며 ▲신한지주는 5만8,100원(+1.04%) ▲우리금융 1만9,270원(+0.1%) ▲하나금융 7만2,700원(+0.69%)으로 마감했다. 

금융권에선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가 상승으로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세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시중금리가 급락했고 최근 원·달러 환율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은행 매매평가이익 확대와 외화환산이익 발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게다가 원화 강세는 위험가중자산(RWA) 감소로 이어져 CET1 비율도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CET1 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안전 자본'인 보통주 자본이 위험 자산 대비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주주환원 여력을 보여준다.

최 연구원은 “CET 1 비율이 가장 높은 KB금융 외에도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의 1분기 CET 1 비율이 13.2%를 상회하면서 주주환원율 상승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과 2분기 호실적 시현 및 CET1 비율 추가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은행주는 부진을 이어왔다. 당시 주요 4대금융 은행주 주가를 보면 ▲KB금융 10만1,200원 ▲신한지주 5만6,400원 ▲우리금융 1만7,200원 ▲하나금융 6만6,000원 수준이다. 밸류업 정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국가 신인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 보통 은행주는 외국인 보유율이 높은 만큼 외국인 수급이 주가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은행주들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주목을 받는 배경엔 1,300원 후반대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 영향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외화자산 환산액이 감소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들고, 이에 CET1 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금리 인하 기조와 안정적인 실적 등도 긍정적 요인이다. 실제로 4대 금융(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1분기 순이익은 4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었다. 특히 KB·신한·하나금융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투자증권이 발표한 하반기 은행·지주회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은행업종 순이익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22조8,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은행주는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 높은 자본비율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등으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밸류업 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CET1 비율을 기준으로 초과 자본을 활용한 자사주 소각 및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경우 2025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를 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화되면 은행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은행주 주가가 비상계엄 이전 수준으로 다시 회복했는데 최근 들어 변화되고 있는 외국인 수급(매수세)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은행주 리레이팅(재평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거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는 설령 발생한다고 해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