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조 넘은 유한양행, ‘제2렉라자’ 찾기 안간힘
아토피 치료제 레시게르셉트 '유력'…올해 수익성 제고 ‘분수령’
IPO 성공 이뮨온시아·CDMO 사업 힘보탤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유한양행이 제2의 ‘렉라자’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렉라자는 국산 31호 폐암신약으로 얀센에 기술수출한 이후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렉라자와 같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42946’를 비롯해 아토피 치료제 레시게르셉트, HER2 표적 항암제 YH32367 등의 기술 수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비 11.2% 증가한 2조678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 같은 실적 상승은 렉라자가 지난해 FDA 허가를 받은 데 따라 기술이전 계약 상대방인 얀센으로부터 마일스톤을 수령한 것이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얀센에 기술수출하며 맺은 총 계약금은 9억 5,000만달러(약 1조 3,186억원)로 올해 1분기 기준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2억 1,000만달러(약 2,915억원)를 수령했다.
유한양행은 이외에도 퇴행성 디스크 질환 치료제 YH14618,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YH25724, 기능성 위장관 질환 치료제 YH12852 등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며 연구개발(R&D)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아쉬운 점은 매출액 대비 낮은 영업이익이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비 16.4%, 64.3% 감소한 477억원으로 유한양행을 포함해 빅6제약사로 꼽히는 종근당(995억원), GC녹십자(321억원), 한미약품(2,162억원), 대웅제약(1,480억원), 보령(704억원) 가운데 5번째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이 낮은 이유는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부족한 기술개발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10여년 전부터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전략 아래 바이오텍 지분투자와 기술도입을 추진해 왔다. 올해 한미약품 출신의 김지영 상무와 라이프치히대 의학박사 출신 유지수 상무를 영입해 의약품 연구개발과 임상 역량을 보강하기도 했다.
이에 렉라자와 같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42946를 비롯해 아토피 치료제 레시게르셉트 , HER2 표적 항암제 YH32367 등의 기술 수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기술도입한 레시게르셉트의 경우 미국 알레르기·천식 면역학회(AAAAI)에서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 옴리클로의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졸레어를 압도하는 효능을 보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근 상장한 자회사 이뮨윤시아도 유한양행의 수익성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상장한 이뮨온시아는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108% 오른 7,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뮨온시아는 T세포와 대식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 ‘IMC-002’를 개발 중이다. IMC-002는 2021년 중국의 3D메디슨에 기술이전되며 중화권 독점권이 부여됐으며. 2026년 추가로 글로벌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다른 파이프라인 ‘IMC-001’은 임상결과보고서(CSR)가 내달 개발 완료될 예정이며, 이후 희귀의약품 지정(ODD) 승인, 2027년 글로벌 기술이전, 2029년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도 긍정적인 영향이 점쳐진다. 이날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사이언스와 888억원에 달하는 HIV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9월 수주한 HIV 치료제의 추가 공급계약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술수출 여부는 세부 논의전까지 알 수 없는 사안”이라며 “다만 원천 기술사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레시게르셉트의 기술 수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데다 파이프라인 가운데 시장 규모도 가장 큰 만큼 기대감이 큰 후보물질인 것은 맞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