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뛰어든 은행권…차별화로 잠재고객 확보

2025-04-21     유안나 기자
▲왼쪽부터 우리WO모바일, KB리브모바일 ⓒ각 사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우리은행이 이달 알뜰폰 서비스 ‘우리WO모바일’을 본격 출시하면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든 은행이 KB국민은행과 함께 두 곳으로 늘어났다. 두 은행은 기존 통신사와 달리 '금융과 통신의 결합으로 새로운 혜택 제공'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잠재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우리WON모바일’을 지난 18일 정식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작년 4월 금융위원회 은행 부수업무 공고 이후 알뜰폰 사업을 단계별로 준비해 왔다. 작년 6월에는 LG유플러스와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7월에는 신속한 사업 준비와 내재화를 위해 전담조직인 모바일사업플랫폼부를 신설했다. 준비기간 동안 업무를 ▲사업 전략 수립 ▲서비스 기획·개발 ▲이용자 보호 등 세분화해 기반을 마련해 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담조직은 통신 분야에 이해도가 높고 알뜰폰 분야에 경력이 있는 인력을 배치해 전문성을 갖췄다”며 “브랜드파워와 고객을 기반으로 급격히 성장하는 알뜰폰 시장에 진출해 미래세대 잠재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뜰폰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금융사는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의 이동통신서비스 KB리브모바일(KB Liiv M)은 2019년 4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 이어 작년 4월 비금융사업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받았다. KB리브모바일은 알뜰폰 사업자 최초로 5G 서비스와 워치 요금제를 비롯해 보이스피싱 예방 특화 요금제, 환경보호 활동을 장려하는 ‘ESG LTE 요금제’, 시니어 요금제 등 상품 다각화를 펼쳐왔다. 

◆ 은행 알뜰폰, 뭐가 다르길래

비대면 개통 환경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국민·우리은행은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대했다. 

우리WON모바일은 '우리WON뱅킹'에 연계 오픈해 앱과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100% 비대면으로 알뜰폰을 개통할 수 있도록 했다. 18세 이하 청소년도 비대면으로 셀프 개통이 가능하다.

KB리브모바일은 최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USIM(유심) 판매를 시작했다. 구매한 유심은 연중무휴 무료 배송으로 익일 수령이 가능하다.

기존 통신사와 알뜰폰 사업자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은행 연계 혜택’이다. 국민·우리은행은 주거래 고객 우대, 할인 등 금융·통신 결합 혜택 제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 거래 고객은 ‘포인트리’, KB스타뱅킹에서 이벤트 등을 통해 적립되는 ‘스타포인트’로 KB리브모바일 통신비를 결제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급여이체, 연금상품 보유, 카드 사용 등 주거래 고객이거나 예적금 상품을 보유할 경우 금융실적 및 요금제에 따라 할인(월 최대 3,300원)을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카드와 함께 통신요금 자동이체 설정 시 전월 사용 실적에 따라 할인이 가능한 ‘우리WON모바일 전용카드’도 출시했다. 또 오는 5월에는 통신 연계 고금리 적금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 알뜰폰 시장 확대…잠재 고객 모셔라

알뜰폰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이동통신 회선 중 알뜰폰은 964만8,107개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949만개)보다 15만5,700개 늘어난 수치다. 또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점유율은 지난 2월 16.9%로 전년 대비 3.4%포인트 증가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 통신 정책 주요 목표를 알뜰폰 경쟁력 제고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맞춰 정책상품을 더욱 확대해 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정부의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이후 알뜰폰 5G 요금제 가운데 1만원대 월 20기가(GB) 요금제 출시가 이어졌다. 

게다가 은행권도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며 업계에선 관련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WON모바일은 LG유플러스망을, KB리브모바일은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망을 모두 확보해 시장 내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현재 은행권의 알뜰폰 사업 수익은 통신 3사에 비해 저조한 상황이다. 하지만 알뜰폰 주 고객층인 10대 청소년, 2030 세대 젊은층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또 이들이 자사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락인(Lock-in)효과’를 중장기적 전략으로 삼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KB리브모바일 알뜰폰 사용 고객 가운데 50%는 2030 젊은 층 고객이다. 

실제 대형 시중은행은 약 2,000만명이 넘는 금융소비자를 보유하고 있고,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도 1,200만명이 넘는다. 때문에 서비스 다각화는 기존 소비자를 보다 묶어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생활플랫폼(알뜰폰) 진출은 향후 비이자이익 창출과 고객경험 개선 측면에서 하나의 도전과제로 보인다”며 “다만 규제 측면에서 이것을 부수업무로 허용할 것이냐 또는 부수업무가 안되면 혁신금융서비스로 예외 적용을 해서 얼마나 사업을 확장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서 가장 큰 성과는 알뜰폰 시장의 이미지 개선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제적으로 가성비 부분에서 혜택이 강화됐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만큼 고객과 수익성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