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연임…밸류업·비은행 숙제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3년 더 하나금융을 이끌게 됐다. '함영주 2기 체제'는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과 비은행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전날 오전 서울 명동사옥에서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함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81.2%의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로써 함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8년 3월까지다.
함 회장의 연임 배경에는 역대 최대 경영실적 달성이 언급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함 회장의 최종 후보 추천을 두고 “하나금융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 달성과 역대 최고 주가를 갱신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그룹을 양적‧질적으로 성장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함 회장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하나금융을 이끌어 왔다. 취임 첫해였던 2022년 3조5,70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후 지난해엔 3조7,3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함 회장의 2기 체제가 본격 출범하면서 그동안 강조해 온 밸류업과 비은행 부문 강화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밸류업 위한 주주환원율 지속 확대
함 회장은 밸류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왔다.
함 회장은 지난달 하나금융 공식 유튜브 채널 등에 공개한 사내 인터뷰에서 “그룹 CEO로서 지난 3년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것은 밸류업”이라며 “그룹의 견조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밸류업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피력했다.
함 회장은 국내 금융지주가 저평가되는 주요 원인으로 글로벌 은행 주 대비 낮은 주주환원율을 언급하며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주주환원의 지속적인 확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주주환원율은 회사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주주들께 돌려주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앞으로 하나금융은 글로벌 은행과 같이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해 주주환원율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하나금융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밸류업 계획은 주주환원율의 단계적 확대와 함께 ▲보통주자본비율(CET1) 13.0~13.5% 구간 관리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 유지 등이 핵심이다.
◆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함 회장에겐 비은행 부문 강화도 과제다. 함 회장이 인수합병(M&A)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밝힌 만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확대 작업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신년사에서 함 회장은 "(M&A는)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어야 한다"며 자생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의 M&A는 불필요하고 조직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은 부진한 상황이다. 작년 하나금융은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15.7%로 집계됐다. 2017년 16.7%에서 2021년 32.9%까지 올랐다가 2023년 4.7%까지 떨어진 이후 회복됐다. 지난 2022~2023년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음에도 비은행 수익 비중은 여전히 20%대를 밑돌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함 회장이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를 30%까지 올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2기 체제에서 새로운 기록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함 회장은 사내 인터뷰에서 “앞으로 그룹의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일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비은행 계열사가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출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그룹의 시너지를 높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