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실적 호조세…올해도 여세 몰아가나
아모레·LG생건·올리브영, 작년 실적 선방…올해 글로벌·온라인 집중 공략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국내 K뷰티 대표 업체 아모레퍼시픽그룹·LG생활건강·올리브영 모두 지난해 실적 선방을 이뤘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대표 K뷰티 3사 아모레퍼시픽그룹, LG생활건강, 올리브영(가나다순)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 4조2,599억원, 영업이익 2,493억원으로 전년보다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64.0% 각각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화장품(Beauty) 사업 매출은 2조8,506억원, 영업이익은 1,582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2%, 8.0% 늘어났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은 4조7,899억원, 영업이익 6,07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30%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소비자를 중심으로 K뷰티 제품력 인지도가 점점 더 확산되는 가운데 온라인 채널을 통한 고객과의 접점이 늘고 있다. 이에 3사 모두 올해 사업계획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보다 힘을 기울이며, 오프라인 채널뿐 아니라 온라인 채널 또한 높은 제품력으로 집중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 브랜드 경쟁력 기반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서구권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 추진의 결과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미주지역 매출이 중화권을 넘어섰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해외 지역별 매출에서 미주지역 매출은 5,246억원으로 전년비 83% 증가했으며 같은기간 EMEA는 1,703억원으로 3배(229%) 증가했다. 중화권은 지난해 매출 5,100억원을 기록했다. 미주지역 매출이 중화권을 넘어섰다.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 2분기부터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에 편입된 코스알엑스도 EMEA를 중심으로 판매 호조가 지속되며 해외 사업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중에서는 라네즈·헤라·에스트라·일리윤·라보에이치 등이 지난해 실적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MBS와 온라인 채널에서의 판매 호조도 지속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아모레퍼시픽은 건강한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화 ▲채널 대응력 강화 ▲미래 성장 준비라는 전략 방향을 설정해 추진 중이다.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라네즈와 코스알엑스 등 글로벌 선도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성 확보에 집중하면서 에스트라와 헤라 등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동시에 올해 설화수·이니스프리·려와 같은 기존 대형 브랜드의 리브랜딩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도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글로벌 리밸런싱을 가속화하기 위해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일본·유럽·인도·중동을 집중적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중국 시장의 구조적 정상화도 진행하고 있다.
채널 대응력 강화 측면에서는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대응 역량 내재화를 꾀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멀티 브랜드 유통 채널·틱톡샵 등 신규 성장 채널과의 다각적인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 혁신·업무 생산성 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의 기반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북미 중심 글로벌 사업 재구조화 박차
LG생활건강은 북미·일본·중국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재구조화'에 집중하며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주력 브랜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북미시장에서 빌리프·CNP·더페이스샵 브랜드를 중심으로 영 제너레이션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보강하면서 마케팅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북미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아마존' 등 디지털 채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이를 통해 오프라인 채널로 브랜드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아마존에 진출한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더페이스샵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 진행된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 '미감수' 라인이 좋은 반응을 보이며 전년 대비 매출이 148% 신장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주요 유통 채널에서 브랜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2023년 하반기에 일본 시장에 선보인 색조 브랜드 VDL과 글린트, 프레시안이 온라인몰에 이어 오프라인 매장까지 진출하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중국에서는 리브랜딩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더후' 브랜드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이후 불황에 빠진 중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사실상 더후 브랜드만 운영하고 있다. 더후는 지난 2023년 중국 상하이에 이어 지난해 서울에서 2년 연속으로 대규모 글로벌 론칭 행사를 개최하며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새로운 모델로 배우 김지원을 발탁하며 리브랜딩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비첩 자생 에센스가 출시 후 약 16년 만에 판매 1,000만병을 돌파했고, 중국 최대 규모 쇼핑 행사인 '광군제'에서는 더후가 럭셔리 화장품 부문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밖에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더페이스샵과 피지오겔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해 성과의 크기를 키우고 EMEA 시장으로 현지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성장의 교두보를 마련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국내·외 이커머스 채널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글로벌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는 역량도 키워나갈 것"이라면서 "R&D 프로세스 혁신과 외부 협업 강화로 최고의 품질 역량을 보유한 회사로 거듭 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 K뷰티 브랜드 성장 부스터 역할 강화 목표
올리브영은 지속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5조원에 육박했다. 외국인 고객 증가와 옴니채널 경쟁력 강화에 따른 온오프라인 채널의 고른 성장이 호실적에 기여했다.
지난해 4분기는 방한 외국인과 온라인 성장을 지속하면서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 순이익은 82%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했으며 2023년 1분기 이후 방한 외국인 판매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글로벌 관광 상권 매장수 확대와 외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다양화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11월 올리브영N 성수 오픈과 타운매장 랜드 마크화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서 온라인 비중이 지속 늘고 있는 가운데 2023년 온라인 비중 26.7%에서 지난해 28.3%로 약 1.6%포인트(p)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경우 온라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했으며 매출 비중은 29.3%로 전년동기 대비 1.8%p 증가했다.
온라인 내 글로벌몰 매출 비중은 2023년 1분기 이후 지속 상승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올해 본격적으로 글로벌몰 올영세일 등 글로벌몰만의 다양한 프로모션 IP의 브랜딩을 강화하고 접속 국가별로 현지 특성에 맞는 IP 차별화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또, 전략국가인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 글로벌 플랫폼과 브랜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올해 2월 미국법인 설립으로 마케팅·소싱·물류 현지화 진행과 미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일본 법인의 영업확대로 PB 입점 채널을 확대하고 벤더 의존도를 축소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전략국가에 현지 법인을 세운 만큼 K뷰티 산업 발전을 위한 글로벌 사업 본격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중소인디 K뷰티 브랜드들이 지속 뻗어나갈 수 있게 돕는 성장 부스터 역할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