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치솟는 금값…커지는 금 투자 관심

2025-03-25     유안나 기자
ⓒFreepik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최근 국내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등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고금리와 강달러 환경에도 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국내외 경제·정치 불확실성 확대가 지목되고 있다. 안전자산인 금 투자에 대한 선호가 커지는 가운데 한편에선 금 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주요 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잔액은 9,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말(5,604억원)보다 70% 급증한 수치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약 3개월 만에 21%가량 늘었다.

골드 뱅킹(금 통장)은 은행 계좌를 통해 금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실물 거래 없이도 금 현물을 매입하고 고객이 출금을 요청하면 현물을 매각해 되돌려주는 구조다.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다. 금 투자 방법에는 골드뱅킹 외에도 골드바‧금 선물거래‧골드펀드‧금 ETF 등이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회사를 통해 투자하는 KRX 금시장과 관련해 올해 1월 기준 대형 증권 3사에 신규 개설된 금 거래 계좌(1만8,763개)는 작년 1월(3,595개)보다 5.3배 늘었다. 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최근 금 ETF 역시 자급 유입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금 가격 추이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 ‘골드러시’, 왜?

금 가격 상승엔 일반적으로 달러화, 금리, 물가 등 경제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 과거 금 가격 추이 변화를 보면 석유파동,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상승세를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의 금값 상승세는 불확실성 확대에 주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중동 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이어진 관세전쟁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늘고 금값 재상승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3월 “최근 금 가격은 주로 불확실성이 큰 지정학적 리스크에 기인하여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국내 금값은 정치 불안의 여파로 ‘김치 프리미엄(국내외 가격차)’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은 글로벌 거래소 대비 국내 거래소의 가격으로 국내 투자 수요가 해외 시장을 상회할 때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이 있다.

◆ “금, 가격변동성 여전…중장기적 접근해야”

금 가격의 우상향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투자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목적으로 금을 보유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에선 일반인들이 소액 금 등을 재테크 차원에서 적극 매입하면서 조폐공사와 금 거래소가 골드바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포트폴리오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금이 안전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투기 수요가 과도한 만큼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종호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는 금 강세 요인이 우세하나, 금리·달러 전망 등 변수가 상존한다”며 “최근 금 가격은 과거와 달리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앙은행 수요, 글로벌 투자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 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오른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위한 보유보다는 포트폴리오 위험 분산 및 중장기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금 투자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