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대금리차 확대…대출금리 내릴까

2025-02-27     유안나 기자
ⓒFreepik

지난 25일, 한은 금통위 ‘베이비컷’ 단행

우리은행, ‘대출금리’ 파격 인하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데도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금리를 높게 책정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금융당국이 이자 절감 혜택을 언급하며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나서고 있어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날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1년 만기)는 최저 연 2.95%, 최고 연 3.30% 수준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을 은행들이 반영하면서 예금금리 평균은 2%대에 진입했다.

반면 시중은행 5곳의 지난해 12월 평균 가계 대출금리는 연 4.49~5.17%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 5.17% ▲신한은행 4.90% ▲NH농협은행 4.66% ▲하나은행 4.57% ▲KB국민은행 4.49% 순이었다. 작년 9월 4.04~4.47%과 비교하면 약 0.5% 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비교시점에 차이가 있지만 이미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 뒤 이달 25일 추가로 0.25%포인트를 인하했다. 대출금리를 내려야 하는 흐름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유지해왔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를 반영해 은행들이 자체 산정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가감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 금융당국, 대출금리 인하 압박

시장금리 하락세에 예금금리가 빠르게 내리고 예대금리차가 커지자 일각에선 은행 이익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이유로 금융 당국도 대출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등을 점검하겠다”며 “작년 10월 이후 인하된 기준금리가 가계 및 기업 대출금리에 미친 효과를 자세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27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충실히 쫓아 금리인하기에 국민들이 실질적인 이자절감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 전날에는 우리은행의 가산금리 인하 발표를 언급하며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대출금리를 선제적으로, 시차 없이 내렸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전날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주기형) 상품의 가산금리를 비롯한 신용대출 상품, 중소기업대출 금리 등을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 등의 명분도 신경 써야 하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하 파급이 다른 시중은행들로도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은행권에겐 부담일 것”이라면서도 “은행들이 인하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고,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를) 내리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다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변화의 폭을 크게 가져가긴 힘들 수 있는데, 풍선효과로 대출수요가 몰리면 이 역시도 은행들의 지적사항이 될 수 있기에 다소 난감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