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시장 '드라이브' 거는 제약사

2025-02-18     최나리 기자
▲프리미엄 펫 브랜드 벳플 관련 이미지. ⓒ동아제약

펫푸드 넘어 반려동물 전문의약품 등 헬스케어 영역 확장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기업을 비롯해 IT·제약기업 등 산업계 전반으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 동아제약, 유한양행 등(이상 가나다순) 제약업계는 기존 주목되던 펫푸드 시장을 넘어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여러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려동물 맞춤 영양제 전문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제품을 연구개발 및 출시하거나 전문업체와 판로 확대에 나서는 등 관련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18일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2017년 약 559만 가구에서 2023년 630만 가구로 약 12.7% 늘었다. 반려동물 질병 예방 및 치료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 허가된 반려동물 전문의약품이 부족해 동물병원에서는 약 70% 이상의 의약품을 ‘인체용 의약품’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더욱이 인체용 의약품을 동물에게 처방하고 이를 잘게 분쇄하는 과정에서 약물 고유의 속성이 손실되거나 다른 약물과 섞일 수 있으며, 분쇄된 상태에서 나는 쓴 향으로 인해 동물이 투약을 거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대웅제약 자회사인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기업 대웅펫은 반려동물용 신약 개발을 위한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사업을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했다. 이는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반려동물 전문의약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른 전략적 결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웅펫은 CRO 사업을 통해 동물용 의약품 허가 및 임상시험 관련 컨설팅을 포함한 임상시험 전 과정을 지원하면서 반려동물 의약품 개발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국내외 R&D 역량을 갖춘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반려동물 혁신 신약 개발을 추진 중이며, 반려동물 질병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수의 전문가와 연구 간호사 등 우수한 인력들이 협력해 높은 품질의 임상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대웅펫은 지난해 3월 대웅제약 소화제 베아제 성분을 기반으로 반려동물 소화효소보조제인 ‘베아제펫’ 출시에 이어 같은 해 5월 대웅제약 대표 제품인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의 주성분인 우루소데옥시콜산을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해 ‘UDCA정’으로 발매하기도 했다.

동아제약은 프리미엄 펫 브랜드 벳플을 통해 반려동물의 눈, 관절, 마음 건강을 지키는 성분에다 기초 면역 건강을 돕는 콤플렉스까지 적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 1주년을 맞은 브랜드 벳플은 동아제약의 수의사와 반려동물 전문가가 직접 개발에 참여해 반려동물 맞춤형 영양제를 제공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관리를 위한 ‘마인드 풀 펫 헬스케어’를 지향한다.

더욱이 벳플 전 품목에 적용된 ‘이뮤노힐’은 면역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커큐민(강황), 글리시리진(감초추출물), 리놀렌산(대마종자유를) 조합해 특허를 출원한 콤플렉스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뮤노힐의 조합 성분별 특징을 보면 커큐민은 항산화, 항염에 효과적인 성분으로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인자의 활동을 억제해 면역 체계를 균형 있게 유지한다. 또한, 글리시리진은 항바이러스, 항균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리놀렌산 역시 염증 반응을 조절해 면역 체계를 안정화하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벳플 영양제는 강아지용 3종, 고양이용 3종의 라인업을 갖췄으며, 강아지용은 1정당 30㎎, 고양이용은 1스틱당 60㎎의 이뮤노힐이 함유됐다.

유한양행은 이달 6일 급속 정밀 의료냉각기업 리센스메디컬와 반려동물 피부질환 치료를 위한 냉각 의료기기 VetEase(벳이즈)와 VexoHeal(벡소힐)의 마케팅 및 판매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회사는 동물병원에 혁신적인 치료법을 제공하고, 반려동물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벳이즈는 리센스메디컬의 아이스니들링(IceNeedling)과 엑소좀(Exosome) 기술을 결합해 반려동물의 피부 질환을 치료하고, 기존 치료법에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피부 질환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아이스니들링 기술을 적용해 엑소좀이 피부에 더 잘 흡수되도록 돕고, 이를 통해 피부 치료 효과를 강화하는 방식인데, 어린 반려동물부터 노령 반려동물까지 통증과 스트레스 없이 안전하게 치료도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성수 유한양행 전무는 “벳이즈는 기존의 피부 질환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증이 없고 안전한 시술로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에게 편안함을 제공할 것”이라며 “엑소좀 제제인 벡소힐의 적용이 반려동물 건강관리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사실상 전문의약품이나 의료기기 부문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은 편”이라면서 “반려동물 제품을 통해 브랜드 부각시키고 더 나아가 신사업 성장 동력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면 확실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