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립 생태계 구축, 국가 안보와 생존 위한 '필수'"

2025-02-17     문재호 기자
▲이영탁 SK텔레콤 부사장(오른쪽)이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발표하고 있다. ⓒ문재호 기자

이영탁 SKT 부사장 "한국 AI 강국 도약 위한 선택·집중 필요"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AI 자립 생태계 구축은 국가의 안보·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자본 한계를 기술력으로 돌파하거나 특화된 시장을 창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영탁 SK텔레콤 부사장은 17일 민주연구원, 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민주당 인공지능(AI) 진흥 태스크포스 주재로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래의 빅테크 기업을 찾는다’라는 주제의 미래산업 경청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 건강한 AI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오픈AI가 지난 2023년 출시한 AI 챗GPT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며 AI가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AI가 산업과 결합해 반복적인 노동을 효율화하는 데 탁월함을 보임에 따라 AI 시대에 있어서 태생적으로 AI 기반인 스타트업이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15년 전 탄생한 스마트폰이 IT 업계에 변혁을 일으키며 카카오와 배달의민족 등 모바일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대표 기업이 등장했고 기존의 산업 강자였던 삼성전자도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폰 혁명으로 인해 주요 IT 기업들이 탄생했듯이 AI 등장으로 인해 경쟁력 있는 AI 기업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SKT를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 LG에서 각각 자체적인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있지만 국제 경쟁력은 아직 부족한 형국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 AI 강국 대비 부족한 부분은 ▲LLM 경쟁력 ▲국내 기업들의 투자여력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규제의 모호성으로 인한 학습 데이터 활용 어려움 등이 꼽힌다.

글로벌 기업들은 AI 인프라와 LLM, AI 서비스 등 전체 AI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 기업들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국가들도 자국에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하하고 있다.

프랑스·일본 벤치마킹…선택과 집중 필요할 듯

이 부사장은 우리나라의 AI 정책 지원 참고 국가로 프랑스와 일본을 꼽았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0~11일 파리에서 열린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앞으로 1,090억 유로(약 164조원)를 AI에 투자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는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상응하는 수준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5,000억달러(약 66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에는 미스트랄 AI이라는 프랑스 대표 AI LLM 스타트업이 있다. 이 기업은 프랑스 정부가 미국의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서 전폭적으로 키우고 있는 곳이다.

일본의 사카나(Sakana) AI도 본받을 만하다. 사카나 AI는 일본 정부 지원으로 구글 시스템을 도입해 LLM 트랜스포머²을 구축했다. 개발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빅테크에서 근무하던 고급 외국인력들이 동원됐다. 지난 2023년 7월 설립된 사카나 AI는 설립 후 1년 만에 기업가치 10억달러(1조3,000억원)를 넘어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가 약 2조원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하하며 AI 생태계 선점에 힘을 쏟는 와중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것은 선택과 집중으로 풀이된다.

이영탁 부사장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우리나라가 잘 할 수 있는 건 직접 하고 부족한 부분은 외국과 협력을 해 글로벌 생태계에 편입해야 한다”며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야 AI 혁신 스타트업이 원만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이어 “해당 생태계가 선순환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