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 최대 ‘K-뷰티’ …뷰티기업 3사 올해 과제는

2025-02-17     최나리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출국별 전략 다변화·고효능 소재 활용한 화장품 원료 개발 등 ‘주력’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국내 화장품산업인 ‘K-뷰티’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성과를 거두며 지속되는 고물가와 고환율로 고심했던 화장품 업계의 올해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이를 기반으로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LG생활건강(이상 가나다순) 등 주요 뷰티기업들도 다양한 전략으로 글로벌 공략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출액인 2021년 92억 달러보다 10.9% 증가한 것으로 국내 화장품 수출 사상 최대 실적이다.

화장품 수출은 2012년 첫 10억 달러를 넘긴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12년 만에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에만 10억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도 고른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주요 국가별 수출액은 중국이 25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 19억 달러, 일본 10억 달러 순이다. 상위 10개국이 전체 수출액의 77%를 차지했으며, 아랍에미리트 연합은 지속적인 수출 증가세를 보이면서 처음으로 수출 상위 10개국 안으로 진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뷰티기업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먼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매출 4조2,599억원, 영업이익 2,4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64.0%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오른 1조1,794억,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4.7% 상승한 790억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해당 실적에 대해 서구권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면서,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 추진의 결과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미주 지역 매출이 중화권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조6,7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건강한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화, 채널 대응력 강화, 미래 성장 준비 등 전략 방향을 설정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라네즈와 코스알엑스 등 글로벌 선도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성 확보에 집중하면서 에스트라와 헤라 등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매진할 예정이다. 동시에 설화수, 이니스프리, 려와 같은 기존 대형 브랜드의 리브랜딩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리밸런싱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 일본, 유럽, 인도, 중동을 집중적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중국 시장의 구조적 정상화도 진행하고 있다. 

채널 대응력 강화 측면에서는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대응 역량 내재화를 꾀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멀티 브랜드 유통 채널 및 틱톡샵 등 신규 성장 채널과의 다각적인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 혁신 및 업무 생산성 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의 기반도 준비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6,791억원, 영업이익은 23.5% 감소한 47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및 글로벌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한 투자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반면 일본 등 비중국 국가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운영 채널을 다변화하며 매출이 성장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애경산업 화장품사업 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1억원으로 20.0% 감소했다. 여기에 화장품사업 4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683억원, 영업이익도 70.4% 감소한 29억원을 기록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4분기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지역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면서 “현지화 제품 출시, 채널 확장 등 글로벌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시도를 지속했으며 이를 위한 마케팅 투자 확대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애경산업은 일본에서는 루나(LUNA)가 도쿄, 오사카 등 현지 주요 도시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현지 2030 여성들과의 접점을 강화하면서 신제품 발표회, 하이터치회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미국에서는 브랜드 침투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6가지 호수로 운영되던 AGE20’S(에이지투웨니스)의 에센스 팩트를 11가지 호수로 확대했으며, 아마존 등 채널 중심으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도 강화했다. 중국에서는 라이브 방송, 틱톡과 티몰 등 주요 플랫폼을 공략하며 매출 회복에 노력해 오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올해도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국내외 투자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며 “글로벌 소비자들의 성향과 시장 환경을 고려한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글로벌 전용 제품 출시,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등에 주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뷰티사업 연간 매출은 2조8,506억원, 영업이익은 1,58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8.0% 증가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6,994억원, 영업이익은 50.3% 증가한 110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과 북미, 일본 등 해외사업이 호조를 보였고, 국내에서는 온라인과 H&B 채널에서 성장을 지속하며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중국에서 호실적을 달성한 ‘더후’가 럭셔리 브랜드 입지를 강화했고,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는 ‘더페이스샵’, ‘빌리프’, ‘CNP’ 등 전략 브랜드의 매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 광군제, 미국 아마존 블랙 프라이데이, 일본 큐텐 메가와리 등 해외 주요 온라인 행사와 연계한 마케팅 투자가 늘어났지만 전반적인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역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LG생활건강은 LG AI연구원과 함께 모델을 AI를 활용해 ‘화장품 효능’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LG생활건강은 상용화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AI 기반 고효능 성분을 담은 화장품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특히, 글로벌에서 각광 받는 피부 항노화 트렌드인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 피부 장수)’ 관점에서 AI 기반 고효능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화장품 원료를 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내 뷰티사업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연구에 대해 화장품 효능 소재 개발 과정에서 분자 단계부터 전체 연구 공정을 AI가 설계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무엇보다 LG AI연구원의 신물질 발굴 특화 AI모델인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가 한몫 톡톡히 했다는 전했다. 

실제 엑사원 디스커버리가 물질의 분자 구조 데이터를 대량으로 분석해 각 물질 특성을 예측함으로써 연구에 활용할 후보 물질을 찾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기존 국내 화장품업계는 AI모델에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원료 소재를 분석하는데 중점적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추가 연구를 통해 고효능 원료로 업그레이드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궁중 피부과학 럭셔리 브랜드 ‘더후’(The Whoo)’ 화장품에 첫 적용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AI와 협업으로 피부 개선에 더욱 효과적인 혁신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과 기술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