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미래 동력’ 비이자이익 희비 쌍곡선
KB·우리금융, 비이자이익 증가
하나·신한금융 각각 2.3%, 5% 감소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기록한 4대 금융지주가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영업이익의 한 축인 비이자이익 증감에서 분명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증가했고,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2.3%, 5% 감소했다. 대출 증가와 높은 예대마진에 막대한 이자이익을 실현했지만, 유가증권과 외화환산 손실 등으로 비이자이익에서는 고전한 것이다. 비이자이익은 영업이익 중 자산-부채 간 금리 차이로 얻은 이자이익을 제외한 이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10조9,390억원으로 1년 전(10조4,947억원) 보다 4.2% 성장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23년 4대 금융의 비이자이익 성장률은 53.8%에 달했다. 비이자이익의 증가폭 자체가 둔화 양상을 나타낸 것이다.
금융지주사별 비이자이익 규모를 보면 지난해 KB금융은 4조2,015억원, 신한금융 3조2,575억원, 하나금융 1조9,260억원, 우리금융 1조5,54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증감율을 보면 1년 전보다 우리금융이 41.9% 성장했고, KB금융이 5.1% 확대했다. 반면 하나금융은 2.3%, 신한금융은 5% 각각 하락했다.
◆ 비이자이익 감소…“환율 상승·증시 부진 등 외부 요인”
이 같은 흐름은 환율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말 달러강세가 본격화하면서 유가증권 등의 평가 가치가 떨어져 비이자이익의 감소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우리금융의 경우 수수료이익이 2조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확대되며 비이자이익 상승을 주도했다. 신용카드, 방카슈랑스, 수익증권 수수료가 모두 성장했고 외환, 리스, 전자금융 등과 관련한 기타 수수료도 24.6% 커졌다. 대출채권평가·매매 이익(3,020억원)도 45.2% 증가했다.
KB금융의 경우 신탁 수수료(-15.7%)와 유가증권·파생 등 손익(-23.8%)이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 수수료과 기타영업손익이 모두 성장하며 비이자이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신탁 수수료의 경우 대규모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충격이 컸다. 이외 신용카드, 증권대행수수료, 뱅킹 업무 관련 수수료 등은 모두 개선됐다.
반면 하나금융은 채권 매매·평가이익이 17.4% 감소하며 비이자이익 하락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연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하나금융은 4분기에만 채권 매매·평가이익에서 2,240억원 손실을 봤다. 신용카드, 여신·외환관련 수수료는 좋아졌지만 자산관리 수수료가 -0.1% 하락한 것도 비이자이익 하락을 이끌었다.
신한금융의 경우 유가증권, 외환·파생 보험금융 손익도 7.3% 줄면서 비이자이익 성장에 기여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수수료 부문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용카드와 신탁 수수료가 12% 감소해 비이자이익 부진으로 이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의 기반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기 위해 전반적인 수익 확대가 필요하다”며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은 (금융지주사의) 중장기 과제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