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잇단 여객기 사고…‘체계 관리’ 자성의 목소리 높여야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지난해 연말 온 국민의 마음을 울게 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12.29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꼬박 한 달 만인 지난달 28일, 이번엔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향하려던 에어부산 여객기에 화재 사고가 벌어졌다. 더욱이 설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또 한 번 쓸어내려야했다.
해당 사고에 대해 관계 당국은 보조배터리 자연 발화 사고로 추정하고 있지만, 관련 수사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7일 경찰은 화재 사고가 났던 시간대에 보안검색을 마친 승객들이 사고 여객기를 포함해 모두 6대의 비행기에 탑승한 것을 확인하고는 김해공항 내 수하물 관련 CCTV 등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자료 분량이 워낙 방대해 자료를 넘겨받고 분석하는 데만도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공항은 ‘안전’을 중심으로 엄격하고 철저한 관리지침 체계로 돌아간다. 항공사 역시 항공기 엔진 등 부품 장비 정비는 물론이고, 수하 물품 지침까지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고객의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들 조사과정에서 엇나간 방식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들 불안이 가중되고, 항공 시스템 관리·감독 체계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국토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질의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특위에서는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항공기와 기종·엔진이 동일한 보잉사 737 여객기에 장착된 CFM-556-7B 엔진이 과거 여러 차례 폭발 등 엔진 결함 사고를 일으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제주항공 참사 사고의 원인으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지목된 상황에서 엔진 결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제주항공은 해당 기종과 엔진으로 인해 운항 중 문제를 겪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2년 간사이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제주항공 1381편(HL8303) 운항 중 엔진 조류 충돌을 관제에 보고하며 회항한 바 있다.
여기에 보유한 모든 B737 항공기에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제주항공은 최근에 엔진으로 인한 비슷한 문제를 또 겪었다. 지난달 23일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해 인천에 도착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902편은 출발 직전 엔진 점검 표시등에 경고등이 켜져 운항이 취소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국토부가 무안공항 참사 이후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특별안전점검을 벌였음에도 13일 만에 이 같은 엔진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어떠한 ‘특별한’ 안전점검이었는지 의아할 뿐이다.
특위 간사를 맡은 김은혜 의원(국민의힘, 경기 성남시분당구을)은 “잦은 폭발사고와 부품 위조, 특히 최근 정부 특별안전점검 이후에도 이상이 발견된 동종 엔진이 사고 여객기에 장착됐음에도 사고 조사위원회에 엔진 제조사가 배제된 것은 유가족의 우려를 살만한 일”이라며 “공정하고 중립적인 조사를 위해 유족 혹은 국회 추천 전문가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예로부터 어떠한 사고를 접함에 있어서 자연 변화로 인해 일어나는 재앙인 천재(天災)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고들 한다. 다만, 그것이 인재(人災)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과거로 시간을 돌린다면 충분히 막을 수도 있었다는 후회의 바탕이다.
국토부는 특위에서 조류 충돌 예방 개선책과 항공사 종합 안전점검 결과 등을 포함한 항공 안전 강화 방향을 보고했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에어부산과 함께 여객기 화재와 관련한 대책도 수립했다.
부디 이번 만큼은 ‘무늬만’ 안전 강화가 되지 않도록 또 다른 후회의 바탕이 되지 않도록, 지난 시련을 교훈삼아 안전점검 관리 체계의 고삐를 단단히 죌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