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실적 부진 속…식품업체들 '고전'
국내 식음료 상장사 13곳 매출 증가 전망…K푸드 호재 덕
영업익은 희비 관측…글로벌 통해 내수부진·비용 상쇄 여부가 좌우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국내 상장사 50곳 중 적자전환·확대를 기록한 기업이 2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과 비교해 이익이 줄어든 기업이 절반인 셈이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세, 내수 부진, 탄핵 정국 여파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식음료업체 일부도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고전했다. 국내 주요 식음료업체(코스피 상장사) 13곳 모두 지난해 매출이 전년비 증가한 것으로 전망됐다. K푸드 호재덕분이다. 하지만 매출이 늘었음에도 이익이 감소한 기업들도 있다. 내수 부진, 비용부담 등에 따른 수익손실을 글로벌 사업 실적으로 상쇄하지 못해서다. 이 때문에 올해 수익실현을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 확장이 관건인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3년 12월 연결기준 코스피 음식료 기업 매출 순위를 보면 1위 CJ제일제당 29조234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어 2위 동원F&B, 4조3,608억원, 3위 대상 4조1,074억원, 4위 롯데웰푸드 4조663억원으로 '4조클럽'이다.
다음으로 5위 오뚜기 3조4,545억원, 6위 SPC삼립 3조4,333억원, 7위 농심 3조4,105억원, 8위 롯데칠성, 3조2,246억원으로 '3조클럽'에 속한다.
9위 풀무원 2조9,934억원, 10위 오리온 2조9,123억원, 11위 하이트진로, 2조5,201억원으로 '2조클럽'에 속한다. 12위 빙그레 1조3,943억원, 13위 삼양식품 1조1,929억원으로 '1조클럽'이다.
이들 기업의 2024년 12월 연결기준 연간실적 전망치를 보면 모두 2023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1위 CJ제일제당 29조3,835억원으로 자리를 지켰고 2위 동원F&B 4조4,511억원, 3위 대상 4조2,272억원, 4위 롯데웰푸드 4조687억원으로 순위 변동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롯데칠성이 2023년 8위에서 5위로 올라서며 3조클럽에서 4조클럽에 진입했다. 또, 2023년 각각 9, 10위를 기록했던 풀무원과 오리온이 같은 순위를 유지하며 2조클럽에서 3조클럽에 진입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글로벌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는 점으로 특히 삼양식품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모두 13곳 식음료업체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삼양식품은 '불닭' 제품이 해외에서 K매운맛 열풍을 일으키며 수출이 호조세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이 이미 2023년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 롯데칠성은 소주 수출 호조세와 해외 자회사 펩시의 실적 호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며 풀무원은 일본, 북미시장 공략을 확대, 오리온은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 일찍이 해외사업 개척에 힘써왔다.
하지만 13곳 식음료업체의 매출은 모두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에서는 롯데칠성, 오뚜기, 농심이 2023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농심은 14%, 오뚜기는 5%, 롯데칠성 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이익은 줄은 것이다. 해외 모멘텀 악화보다 내수 부진과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농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내수·중국 부진과 해상운임 등 경영비용 증가가 이익에 영향을 줬다. 오뚜기는 동종 농심·삼양식품과 비교해 해외사업 비중이 크지 않다. 롯데칠성의 경우도 내수 소비 경기 둔화와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부담 등이 영향을 줬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삼양식품으로 2023년 대비 131%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어 하이트진로는 78% 늘었으며, 대상·풀무원 30%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해외사업 투자를 지속하고, 이들 사업부문의 실적 호조세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하이트진로의 경우는 판관비 절감이 수익실현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실적 전망치 추이를 고려해볼 때 증권가는 식음료업체들에게 내수 부진과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어 결국 해외사업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DS투자증권 장지혜, 김대성 연구원은 2025년 음식료 업종 분석 보고서를 통해 "25년에도 음식료 업체의 실적 성장은 결국 해외가 견인할 전망이다"라며 " K푸드는 지역과 품목 다양성이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 내 침투율을 높여가며 성장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주요 음식료 업체들은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캐파(CAPA)를 확대하고 투자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다"며 "주요 음식료 기업들의 CAPA 확대는 2025년~2027년까지 활발히 이루어질 전망으로, 안정적 물량 공급으로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며 K푸드실적 성장 기대한다"고 설명했다.